선녀와 나무꾼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다시보는 이야기]
깊은 산 속이었다
나무꾼은 오늘도
땔감을 한 짐 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 문 앞에 서자
안에서 선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 왜 이렇게 늦었어요?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문을 열자마자
선녀는 막내아이를 나무꾼에게 넘겼다
신발도 벗지 못한 채
아이를 받아 든 나무꾼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산이… 멀어서..”
선녀가 코웃음 쳤다
“산이 멀긴 뭐가 멀어요?
어제도, 그제도 늦게 왔잖아요
그냥~ 늦게 오고 싶어서
빙빙~돌다가 왔지
다 알아요! 어휴, 내 팔자야”
방 안에는
두 아이가 이미 잠들어 있었다
나무꾼은 말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선녀는 팔짱을 끼고
나무꾼을 바라보았다
“그리고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거예요?”
나무꾼이 눈을 깜빡였다
“어?”
“애들은 점점 크는데,
방은 이거 하나고,
지붕은 비만 오면 새고,
장작은 늘 부족하고”
선녀는 한숨을 쉬었다
“.. 저, 하늘 집에서는 이렇게 안 살았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선녀가
조용히 덧붙였다
“당신 그때 말했잖아요”
“뭐?”
“내가 여기 남으면,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선녀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걱정하지 말라고,
평생 나만 믿으라고..”
참았던 선녀의 눈물이 터졌다
나무꾼은 잠시 말이 없다가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 그럼, 하늘로 돌아가던가…”
선녀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아니, 지금.. 나보고 가라는 거예요?”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나무꾼이 급히 손을 저었다
“난 그냥…”
말을 하다 멈추었다
선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당신… 나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
내가 여기 남은 건, 당신이 나를
선택했기 때문이잖아요!!”
선녀는 나무꾼에게 소리쳤다
나무꾼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방을 나왔다
그날 밤
나무꾼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마당에 나와
한숨을 쉬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휴… 그때 날개 옷을 숨기지 말 걸…”
그 순간
등골이 싸늘해졌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선녀가 문간에 서 있었다
선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나, 다 들었어요”
나무꾼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선녀는 아이들이 잠든 방을
잠깐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얼른 들어와요,
내일도 산에 가야 하잖아요”
나무꾼이 멍하니 서 있자
선녀가 덧붙였다
“아이들, 아이들 장작 다 떨어졌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선녀는 돌아서서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나무꾼은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천천히 뒤따라 들어갔다
사랑은 뜨거운 감정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함께 살아가는 시간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