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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야와 소삼이 Dec 23. 2021

그토록 원했던 대학 교직원 퇴사#3

삶의 행복을 위해

"나랑 점심한 번 같이 먹어요"

"예"


점심은 시간이 넉넉한 가운데 시내 중심가의 중국집에서 하기로 했다.

사실 퇴사를 앞둔 시점에서 최대한 열심히 먹고 다시 생각해보지 않는지 질문을 하면 답변은 잘 살겠노라고 마음속으로 생각을 하고 갔다.


육즙이 가득한 군만두가 나오고 본 이야기보다 음식 칭찬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큼지막하게 튀겨 저 나온 가지 튀김의 속은 다져진 양념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튀김 속 부드러움이랄까 한입 베어 물고, 칠리소스에 한입 더 베어 물고.. 와 정말 맛있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처음 먹어본 가지 튀김이 점심식사의 성과랄까..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런 속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고, 다시 회사로 복귀하면서


잠깐 딴 이야기 좀 하자고 하셨다. 

"휴직하자 OO아.."

"너랑 이야기해보면 휴직이 딱 맞을 꺼같애, 그 시기에 퇴사한 사람 내 주변도 참 많은데 결국 다시 못 돌아오고 후회한다"

"너 주변에서 잡아달라고 하는데 내가 들어보니 휴직하고, 맘에 안 들면 그때 퇴사해도 괜찮아"

"휴직은 당장 하자. 너의 상황과 현실을 모르는 게 아니니, 당장 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퇴사 100% -> 퇴사 75%, 휴직 25%


마음에 와닿았다. 현실적이었다. 급여 관련 업무를 하고 계셔서 그런지 이런저런 상황에 대한 대안을 고려를 해주셨다. 

"부장님 팀장님 다 이야기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어. 말하기 부담스럽고 깔끔하게 퇴사하고 싶은 거 안다. 여기서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알고, 솔직히 업무에 대한 것도 모르지 않아. TO 공백 없이 채울 거고,  시간 갖고 아이들과 미래를 얼른 준비해"


퇴사 75%, 휴직 25% -> 퇴사 50%, 휴직 50%


다시금 그 가지 튀김 요리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가족하고 같이 오고 싶었던 생각이 들었다.

둘째 생각이 나면서 나는 나를 위해 퇴사하는 것인가, 가족을 위해 퇴사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퇴사를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언가의 불만족이었다. 

나는 일을 잘하고 능숙하게 하는 직원은 아니었다. 소극적이어서 의견을 내세우기보다는 작게 할 수 있는 정도의 일만 처리하다 보니 업무의 양이 늘어날 때마다 부담감이 상당했었다. 앞으로 다가오지 않을 내가 해야 되는 일에 대해서도 머릿속에 넣다 보니 가족 생각이 날 때마다 퇴사를 고민하여 무언가에 불만도 계속 쌓이게 되었다. 


이제 정할 때가 되었다. 하루빨리 둘째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하고 싶다고 하였다. 그러려면 빠른 휴직이 필요할 거란 생각이 많이 들게 되었다. 


이직을 하게 되면 휴직 때까지 최소 180일을 근무해야 한다. 참 이기적이고, 염치없는 짓이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그걸 실행할 수 있는 곳으로 합격을 해놓았었다. 급여는 둘째 치고, 정년이 보장되는, 고용은 안정적인 곳이었다. 


결국 휴직하고 빠르게 아이들의 육아를 책임지는 쪽으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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