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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내 팔을 꽈악 잡는다

by 포야와 소삼이

아빠 마음은 그게 아닌데

자꾸 내 팔을 꽈악 잡는다


난 하고 싶은 게 많은 게 아니라

내 생각대로 하는 것뿐이에요

아빠는 내 손목을 꽈악 잡고는

이리 가자, 저리 가자 한다


내가 친구들과 다른가 봐요

나는 손잡고 가는 것보다

아빠보다 앞서 먼저 가는 게 더 좋아요

나는 걸어가는 것보다

자동차보다 더 빨리 달려가는 게 더 좋아요


내가 친구들과 다른가 봐요

친구들이 웃으면 다같이 웃는데

내가 혼자 크게 웃으면 조용히 하라 하고

구석에서 아빠는 내게 작은 목소리를 약속해요


모처럼 가만히 있을라 하면

숫자 책을 가져와 펜을 쥐어주고

모처럼 혼자 놀고 있으면

가만히 지켜보다가 자동차 하나 더 가져오는 우리 아빠


오늘도 아빠는 갈치구이를 밥에 올려주며 말해요

아빠 얼굴 한번 봐봐 맛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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