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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이 한번 더 바라보기#7

우여곡절 성장기-해외여행

by 포야와 소삼이

현 직장에 오기 전까지 해외여행 경험이라곤 대학시절 중국 상하이, 지금의 와이프와 일본 후쿠오카 여행, 그리고 신혼여행 뿐이었다.


직장동료중에 해외여행에 해박하고 경험이 많은 분이 있어서 한두번 계획을 짜서 가봤는데 힘들고 피곤할꺼만 같은 그 여행이 나름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난 자유여행을 선호하고, 배낭메고 돌아다니는 고생스러운 여행밖에 한적이 없다. 심지어 신혼여행으로 간 미국 뉴욕에서도 3일동안 여기저기 건축물, 관광지 보러 다니는데에 시간을 다 할애했다. 휴양지라는 곳을 가본적이 없었고, 그곳에서 딱히 뭘 할까하는 생각도 많이 하였다.


아이가 생겨나고 어릴 적 케어하기 바쁜시기에 짐 다 싸서 해외여행이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큰 돈을 써가며 왜 여행을 가야하나 별 생각이 없었다. 맘먹고 가면 제주도인데,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직장동료(명절 년 2회는 무조건 해외여행이고, 그 외에도 2번이상은 가고 대한항공에 항상 비행기표가 없던 적이 없었던거 같다)의 도움을 받아 한번 가보기로 한다.


둘째가 12개월 정도 되었을때 첫 휴양지 일본 오키나와, 비교적 비행시간이 가까운 거리를 다녀왔다. 장점은 숙소를 정해놓고 렌트가 유용해 차를 이용해 여기저기 다 다닐수 있었고, 유명한 수족관 및 맛집등이 이미 잘 알려져있어 가기가 쉬웠다. 날씨가 좋으면 쉬면서 차한잔 할 수 있는 스폿이 많았고, 둘째를 안고다니고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별로 산만하지 않아 힘들지는 않았다. 결론적으로는 만족 그러나 짧은시간임에도 공항 대기시간, 비행기 탑승해서 착륙시간, 좌석밸트매고 운행하는 시간, 유모차 수화물 신청, 캐리어 2개, 아이들 2명에 이것저것 챙길 것들은 많다. 고생은 불가피하다는 경험을 했다.


둘째가 24개월 정도 되었을때 베트남 다낭, 정말 비행시간이 먼 거리를 다녀왔다. 6시간정도를 비행기 내에 있었고, 아이가 24개월 이전에는 좌석이 지정되지않아 저렴했기때문에 다녀왔는데 갈 때는 자리가 넉넉해서 옆에 재웠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에 맞추어 바닷가 근처 숙소 및 리조트 내 수영장이 있는 곳으로 주로 여행했고, 너무도 유명한 관광지여서 택시타고 여기저기 다닐 곳은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오는 비행기에서는 만차인 기내에서 둘째가 하도 울고, 잠도 안자고, 먹지도 않고 투정만 해대서 온갖민폐를 다 겪었던 시간이었다.


그 후로 5개월정도 더 지나서 갔던 마카오, 비교적 비행시간이 알맞았던거 같다. 동영상에 익숙해서 지루해하고 짜증내고 그랬지만 그럭저럭 싼비행기값을 지불해서 참고참고 도착하니 호텔까지 리무진버스가 준비되어있고, 서비스가 좋았다. 호텔 아주 멋있고, 수영장 아주 좋고, 정말 휴양지가 다름없는 뷰티풀한 곳이다. 주변에 여행지(유적지, 동물원 등)가 있어 갔지만 대중교통이나 그런게 안좋아서 결론적으로는 아이둘 데리고는 힘들고 매우 더워서 안나갔어야 했던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오는 비행기가 아침이어서 애들을 깨워서 9시 비행기를 타느라 새벽에 출발하는 고생도 있지만 여행내내 참 좋은 기억이 많다.


둘째가 4살 때 갔던 필리핀 세부, 저렴하고 비행시간도 길지않고(최대 4시간을 넘지 않는 곳을 찾으려했다) 이제는 정말 리조트 및 호텔 등에서 휴양만 하자, 아이들은 수영만 할수있으면 다 된다라는 생각으로 갔던 곳. 정말 리조트가 괜찮아서 그 안에 있는 시설만 이용하고도 며칠을 보낼 수 있을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심심해서 외부로 슈퍼로 나가긴 했는데 그냥 리조트에서 한국음식 시켜먹고해도 다 맛있고 거부감도 없다. 관광객에 대한 치안도 잘 지켜지는 것같고, 여기저기 안돌아다니고 노는게 좋을 듯하다. 애들이 좀 더 크면 호핑도 좀하고 그러면 좋겠다. 단점은 비행시간이 새벽(한밤중)이 많아 공항근처 숙소에서 1박을 따로 잡아서 대기하다가 애들 깨워서 갔는데 비행기도 지연되고 애들도 지치고, 돌아오는 기분은 매우 피곤했다.


사실 돈이 많아서 여행을 갔다기 보다 한번 가보니 나중에 기억할까 모르겠지만 집에서 보내는 3~4일보다는 더 추억이 생기고 아이들에게 다른 환경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어린아기를 데리고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많았고, 조금씩 해외여행이 고생보다는 '좋은기억' 으로 남는다는게 느껴졌다. 물놀이를 하고, 모래를 만지고, 동물원에 가고.. 다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다. 더 싼 가격에, 더 편하게(한국음식, 기저귀, 물티슈 안싸가고) 더 정돈되고 좋은 시설을 체험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 그 갔을 때 둘째랑 코코넛 쥬스 먹으면서 모래놀이했던거 생각나', ' 케이블카 타고 산 속으로 계속 들어갔던 거 엄청 높게 올라갔던거 생각나 비와서 비옷입고 돌아다녔자나' 이런 말들을 아이에게서 들을 때, 그래도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둘째도 기억은 할지 모르겠지만 참 좋은 생각으로 남기를 항상 기도한다. 가족이 함께 여행하고 우리 부부가 항상 어딜가던지 함께하고 있다는 걸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머릿 속 한켠에 가족으로 자리하고 있길 바란다. 해외여행은 쉽지않다. 편하지않고, 고생스럽다, 나는 집에오는 순간 ' 집에 제일 좋네' 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아이들은 오자마자 잠이 들었지만 내일은 '또 가고싶다'라고 이야기 했다. 아이들은 고생따윈 지워버리고 즐거웠고,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던 기억이 훨씬 더 생각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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