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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stavo kim 김성한 Oct 27. 2024

문화적응하기: 한국 사회의 겉치레

한국사회가 외국인에게 비치는 특색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빨리빨리 문화, 정 많은 한국인, 급속경제성장 등 좋은 점도 많은 반면 부정적인 면도 많은 것 같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에 관한 선입견 이자 겉치레인 것 같다. 자동차는 그 사람의 경제상황이나 지위를 보여 주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좀 지나친 면이 있는 것 같다. 내가 한국에 와서 처음 구입한 차는 자전거를 운반하여야 하기 위한 용도로 쌍용에서 나온 이스타나 승합차로 300만 원에 구입했다. 


그런데 이 승합차를 타고 호텔, 서울 A클럽 같은 곳에 갔다가 거절당한 적도 꽤 있다. 호텔 정문 입구에서 수위는 나에게 “어떻게 오셨어요?”하고 물어서 투숙객이라고 하니 한번 둘러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때로는 발렛 파킹도 잘 안 해 줘서 한참 동안 기다린 적도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단칸방 월세를 살면서도 차는 빚을 내서라도 최고급 차를 끌고 다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계스포츠 국가대표 코치를 한 친구에게서 들은 말인데 우리나라에서 코치가 작은 차를 타고 다니면 실력 없는 코치라고 생각해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맡기지 않는다고 한다. 차의 가격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라질은 차를 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지 부의 과시로 생각하지 않는다. 대궐 같은 집에서 살면서도 국민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 강도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거래처와 첫 미팅을 갈 때에는 일부러 아주 남루한 차를 타고 나가서 거래처 사장을 내 차에 태운다. 그들은 내가 좋은 차를 탈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내 차를 보면 깜작 놀라는 기색들이다. 그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외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것 같아 나도 또한 그들의 내면을 파악한다고나 할까? 주위에서는 내가 아주 좋은 외제차를 타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은 차를 타면 거래처들이 나에 대한 태도가 달라질 거라고 한다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한번은 브라질에서 내노라하는 갑부의 집에 초대되어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의 집은 그야말로 궁궐 같은 집에 해변에 별장과 요트까지 있었지만, 그는 항상 평범한 차를 타고 다니며 허름한 옷을 입고 다녔다. 아마도 진짜 돈이 많은 부자들은 차나 외모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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