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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개바다 Sep 06. 2024

낮술


가슴에 못이 박혔


나도 딱 한 명 못 박아줄 인간이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못은 있는데 망치가 없으니 

이 얼마나 억울한 노릇이냐


오전인지 오후인지 모호한 시간에 퇴근을 한다

후미진 골목 허름한 국밥집에서 소주로 소독을 하고 박힌 못을 뺐다

뻥 뚫린 못자국 사이로 바람이 불고 팬플룻이 울더니 멀리 안데스를 넘어온 콘도르 한 마리가 태양까지 올라가 제 몸을 불태우고 있다

펄펄 끓는 가마솥에선 소대가리가 삶아지는데

국밥집 화단의 회양목은 한여름 땡볕에 귀를 열고 가을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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