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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개바다 Nov 26. 2024


그때부터 지금까지 머리를 조아린 채 낮은 자세로만 살았.


내가 그렇게도 혐오스럽다는 그대들에게 닿으려 배를 깔고 먼 길을 기어 와서는, 허물을 벗고 또 벗었지만 신이 허락한 본래의 모습은 변하지 않고, 싸리나무에 걸어놓은 내 흔적만 보고도 소풍 나온 어린아이들 마저 돌팔매질을 하더라.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이 숨죽이는 절망의 겨울.

산골의 작은 암자 허물어진 돌계단 밑에 숨어서 반은 고 반은  채로 冬安居에 들었다.


새벽 노스님의 기침 소리에 잠 깨어 하늘을 보면 세기부터 내리던 함박눈.


문득 에덴의 이브가 눈물겹게 보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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