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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시한 시

씁쓸한 출근길

부부 싸움

by 안개바다

그대의 등 뒤에서 미안하다 사과할까, 몇 번을 망설이다 설거지하는 그대를 두고 속 좁게 출근을 하고 말았습니다.


난 그대에게 주기만 할 뿐 받은 것이 없다고 투정했던 철없는 말, 면목 없이 뒤통수가 뜨거워지는 걸 보면 그대가 나에게 더 많은 것을 주었나 봅니다.


무던히도 참아 왔던 지난 세월 설마 내가 그대의 노고를 모르겠습니까.


몇 시간이면 그대에게서 전화 올 거란 오만함도
나의 착각이었나 봅니다.
오후엔 그대에게 쿨한 척 저녁 먹자고 전화를
해봐야겠습니다.


부디 그대도
기다렸다는 듯 웃으면서 크림 파스타 먹자고
말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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