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에서 빠름은 '작업 순서'와 '흐름'에서 온다
현장 리더가 시공 현장에서 부단히 생각해야 할 45가지
12) 작업일정에 쫓기면 무너지는 것들 – 진짜 빠름은 ‘순서’에서 온다
공사 현장은 흔히 ‘시간’과의 싸움이라 한다. 정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작업을 마치기 위한 압박이 일상처럼 존재한다. 그러나 작업일정에 쫓기기 시작하면 진짜 문제가 드러난다. 겉보기에는 바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작업의 흐름이 꼬이고, 생산성은 오히려 떨어지게 된다.
케이블 입선, 포설, 트레이 시공, 전선관 작업 등(전기공사경우) 현장 작업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다. 힘과 기술, 그리고 순서를 요하는 집중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말이 많아지고 서두르기 시작했다면, 또한 현장이 분잡 하다면 그 현장은 이미 리듬을 잃었다고 봐야 한다. 작업은 ‘빠름’보다 ‘정확한 순서’가 중요하다. 빠르다고 느껴지는 작업이 실제로는 불량한 작업, 재작업과 사고로 인해 더 느려질 수 있다.
우선 작업자의 태도에서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게으름을 피우는 것’, ‘천천히 일하는 것’, 빠르게 일하는 것, ‘순서대로 일하는 것’은 모두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다. 게으름은 의욕이 없고, 작업을 피하려는 모습으로, 휴식 시간도 일정치 않다. 반면, 천천히 일하는 것은 느린 속도지만 일정한 리듬이 있는 상태이며, 순서대로 일하는 것은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작업의 우선순위를 존중하는 것이다.
리더가 작업을 빨리하라고 요구하면
1. 오류와 실수: 서두르는 작업자는 세심함과 주의를 잃기 쉽다. 보이지 않는 곳은 대충 처리하고, 너트 하나도 적절한 압력을 벗어나게 조이게 된다. 결국, 작업의 품질이 저하되고 재작업이 발생한다.
2. 스트레스와 불만: 강제로 빠른 작업을 요구받는 작업자들은 불만을 품고 작업동기를 잃게 된다. “이 정도면 됐지 뭐”라는 자포자기식 태도는 작업의 완성도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이는 조직 분위기를 해치고, 결국 전체 팀워크에도 영향을 준다.
3. 일관성과 효율성 저하: 조급함은 계획된 흐름을 무너뜨린다. 작업자들은 순서를 건너뛰고, 중요한 세부사항을 간과하며, 작업 간 간섭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채 일하게 된다.
4. 생산성 저하: 빠르게 끝내려다 보니 정확도가 떨어지고, 결국 재작업으로 인해 시간과 자원이 이중으로 낭비된다.
5. 작업자 간 협력 부재: 일정에 쫓기면 사람들은 자기 일에만 몰두하게 된다. 자연히 팀워크는 약해지고, 작업 속도가 느린 동료에게 손을 내밀기보다는 오히려 불만이 커진다. 공사현장은 결코 혼자 해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이 있다. 둘 이상 일하면 작업속도가 느린 작업자에게 속도를 맞추고 동시에 작업자의 기량을 올려주어야 한다.
6. 실수와 사고 발생 가능성 증가: 급한 일정에 쫓겨 불안정한 자세로 작업하거나, 자신도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마음이 조급해 안전을 무시하는 경우다. 결과는 명확하다. 사고 발생 가능성 증가와 작업 품질 저하다.
7. 우선순위 혼란: 서두르다 보면 작업의 우선순위가 혼란스러워진다. 해야 할 작업의 순서를 어기고, 간섭 사항을 놓치고, 결국 더 큰 시간 손실로 이어진다.
작업일정에 쫓기는 것은 단순히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품질 저하, 안전사고, 재작업, 팀워크 붕괴, 스트레스, 생산성 하락이라는 복합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따라서 관리자는 단지 빨리하라고 다그치기보다, 작업자들이 순서대로, 체계적으로, 협력하여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공사현장에서의 빠름은 속도에서 오지 않는다. 빠름은 올바른 작업 순서와 흐름에서 온다. 현장을 지휘하는 사람은 이 원리를 반드시 이해하고, 현장을 ‘잘 굴러가는 시계’처럼 맞춰나가야 한다. 그렇게 해야 공사도 사람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