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 보는 파레토 법칙
현장 리더가 시공 현장에서 부단히 생각해야 할 45가지
17) 파레토 법칙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재미난 현상이 하나 보인다. 전체 작업 성과의 대부분이 특정 소수의 인력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하루 만에 도면상의 작업을 거의 끝내는 반면, 어떤 이는 같은 작업을 이틀이 지나도 마무리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을 반복해서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파레토 법칙'이 떠오른다.
파레토 법칙은 "부의 절대적인 불균형"이라는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파레토 법칙은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제시한 이론으로, 전체 결과의 80%가 20%의 원인에서 비롯된다는 원리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상위 20%의 고객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자주 입는 옷의 80%가 옷장의 20%에서 나온다는 식이다. 또한 우수한 인재가 80%의 문제를 해결한다, 20%의 범죄가 전체 교통위반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등이 있다. 이러한 개념들은 흥미로운 관찰이나 규칙적인 경향성을 나타낼 수는 있지만, 일반적인 법칙으로서의 근거가 확립되지 않았다. 이러한 개념들을 절대적인 법칙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상대적인 경향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이 법칙은 생산성과 효율을 분석할 때 유효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실제로 주요 작업의 대부분은 일부 숙련된 작업자들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들 핵심 인력은 공정의 흐름을 이끌고, 주변 작업자의 속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나머지 80%를 무조건 문제라고만 볼 수는 없다. 또한 생산성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무능력자로 단정하고 배제하려는 건 공사현장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
다시 생각해 보자
일정 비율의 무능한 작업자는 어느 현장이든 존재한다. 이들을 배제한다고 해서 생산성이 저절로 올라가는 건 아니다. 또다시 무능한 문제의 20%는 생기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20%, 이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가이다. 단순히 우수한 20%만 의지할 게 아니라, 문제의 20%를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통해 성장시켜야 한다. 교육, 피드백, 철저한 업무 배분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이처럼 파레토 법칙은 단순히 '소수가 다 한다'가 아니라, 문제의 20%를 관리하여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리더는 숙련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함과 동시에, 하위 20% 작업자의 가능성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결국 건설현장의 생산성은 사람에게 달려 있다. '누가 작업을 하느냐'가 '무엇을 얼마나 하느냐'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파레토 법칙은 이러한 현실을 수치화해 보여주는 흥미로운 이론이며,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인적자원을 운영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