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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 작은 도구의 중요성

또 다른 기회비용

by 여너

현장리더가 시공현장에서 부단히 생각해야 할 45가지

32) 공사현장의 생산성은 작은 도구에서 시작된다.


나는 현장에서 주기적으로 작업자들의 공도구를 점검한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소모성 공도구는 즉시 교체해 준다. 이때 작업자들이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건설현장에서 생산성과 안전을 높이기 위해 작업 전에 점검해야 할 것은 거창한 장비뿐만 아니라 작업자가 손에 쥐고 쓰는 작은 도구다. 특히 드릴 비트, 절단석 등 소모성 공도구는 작업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일부 현장에서 이 도구들을 제때 교체하지 않고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하도록 하는 관행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막대한 손실을 불러온다.


예를 들어, 드릴 비트를 생각해 보자. 하나의 비트 가격은 1만 원이다. 정상적인 상태의 비트를 사용하면 2명의 작업자가 1시간 만에 공정을 마칠 수 있어 인건비는 35,000원 X 1시간 X 2명 = 70,000원이다. 그러나 마모된 비트를 계속 쓰면 동일한 공정을 마치는 데 두 배의 시간이 걸린다. 결과적으로 인건비만 한 시간에 140,000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낭비되는 에너지와 작업자의 피로도, 품질 저하까지 고려하면 손실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결국 비트 하나를 더 오래 사용하려다가 더 많은 비용을 떠안는 셈이다. 기회비용을 계산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처럼 도구 교체를 미루는 태도는 눈앞의 비용 절감에만 매몰된 잘못된 생각 또는 습관에서 비롯된다. 진정한 비용 관리는 단순히 공도구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전체 공정을 고려해 숨은 비용(hidden cost)을 줄이는 데 있다. 작업속도 저하, 품질불량, 재작업, 안전사고 위험은 모두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공도구와 연관이 있다. 특히 피로도가 높아진 작업자는 집중력을 잃고, 이는 곧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현장에서 필요한 소모성 도구는 즉시 교체하는 것이 원칙이어야 한다. 관리자는 도구의 수명과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교체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작업자가 요청하기 전 미리 소모성 공도구를 준비하고 공급하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 현장은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건설현장은 실제 현장에서의 작은 도구 하나가 전체 작업의 효율을 좌우한다."좋은 도구는 최고의 작업자를 만든다" 이 단순한 원리를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 그것이 곧 생산성과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다.


현장리더는 공도구의 상태를 파악하고 이로 인한 작업의 용이성과 비용을 계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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