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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둘 - 건설 작업 현장의 '계량화'

수치로 표현된 정보는 뇌에 직접적인 자극으로 작용한다

by 여너

현장리더가 시공현장에서 부단히 생각해야 할 45가지

34) 계량화가 되지 않으면 비교 분석이 주관적으로 되고 오류가 발생한다.

건설공사 현장은 수많은 변수와 복잡한 공정이 얽혀 있는 유기체와 같다.

이런 환경에서 '경험'이나 '감'에만 의존한 판단은 종종 오류나 논쟁을 낳는다. 특히 생산성이나 품질, 안전과 같이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영역에서 이러한 판단 방식은 불필요한 논쟁과 비효율을 초래하기 쉽다. 따라서 현장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모든 판단을 가능한 한 계량화하고 수치로 표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계량화(quantificqation)'란 어떤 상태나 현상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기준을 세우고 이를 수치로 표현하는 과정이다. 즉 말로만 "잘 되고 있다"가 아니라, "목표 대비 92% 진행 중이며, 하루 평균 효율은 87% 이다"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수치로 표현된 정보는 뇌에 직접적인 자극으로 작용해 '바른 생각' 즉, 판단의 명확성을 높이고, 조직 내 의사소통을 효율적으로 만든다.


한 현장에서 "작업 속도가 느리다"는 막연한 말로 논쟁이 오가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각자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원인 분석도, 해결책도 모호하다. 그러나 작업 시간을 계량화해 분석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하루 8시간 중 실제 작업시간이 5시간이고, 나머지 3시간은 대기·준비·도구 점검 등 비작업 시간에 사용된다는 데이터가 나온다면, 개선의 초점은 "작업자 근면성"이 아니라 "대기 시간 단축"으로 옮겨질 수 있다. 이렇게 계량화는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는 도구가 된다.


계량화된 자료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현장의 '언어'이며, 구성원들의 의사결정에 신뢰를 부여하는 근거다. 데이터는 감정적 판단이나 개인적 해석을 최소화시키며,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합리적 토론의 출발점을 제공한다. 나아가 축적된 수치는 통계를 내고 반복되는 오류를 방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변화에 따른 예상과 전망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건설현장에서는 모든 요소를 완벽히 수치화하기 어렵다. 그러나 수치화를 하기가 어려운 것일수록 측정하려는 시도 자체가 의미 있다. '정확히 몇 퍼센트향상되었는가'보다 '어떤 기준으로 개선을 판단할 수 있는가'를 설정하는 과정이 이미 발전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문제점을 명확하게 파악하여야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결국 계량화는 현장을 단순히 숫자로 채우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공사 현장을 '데이터로 움직이는 조직'으로 바꾸는 과정이며, 경험을 데이터로 전환해 예측 가능한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감각은 순간에 머물지만, 데이터는 다음 공정을 위한 지침이 된다.

계량화된 판단과 분석을 통해 우리는 더 정확한 문제 해결과 더 높은 생산성, 그리고 더 안전한 현장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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