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롱 Nov 10. 2021

[앞뒤로 읽는 책 Ⅱ] 엄마는 내 마음도 몰라

 vs 솔이는 엄마 마음도 몰라 (글 이상희) 

엄마, 나 이 바지 입기 싫어
예쁘잖아, 그거 그냥 입어
싫어 안 입을래
왜?
뚱뚱해 보이잖아          


엄마, 나 치마 입을 거야
무슨 치마를 입어, 오늘 추워서 안 돼
싫어 소연이도 치마 입었어
안돼, 추워서. 너무 추워서 안 돼
싫어, 싫어, 치마 입을 거야
그래, 입어라 입어. 입고 얼어 죽어
싫어, 싫어, 안 죽을 거야 
이제 치마 입었으니까 밖에 나가 놀아
싫어, 싫어, 싫어. 집 안에서 놀 거야       

                                        

                                                     [출처: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 작곡: 백창우 / 작사: 박슬기 김보경]



      

1987년 싫어 싫어 송으로 지어진 노래인데, 2021년 근래 들어 우리 아이들도 매일같이 다른 가사를 얹혀 중독성 있는 리듬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즐기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상희 작가의 [엄마는 내 마음도 몰라]를 읽는 내내 이 노래가 입 안에서 흥얼흥얼 쉴 새 없이 떠나지 않더랬다. 


엄마는 내 마음도 몰라


솔이에게 엄마는                                                                                

참을성 없고                                                            허풍쟁이

겁쟁이

느림보

욕심쟁이

변덕쟁이

트집쟁이


그런데도 난 우리 엄마가 좋아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엄마!               




솔이는 엄마 마음도 몰라


엄마에게 솔이는                                                             

참을성 없고

허풍쟁이

겁쟁이

느림보

욕심쟁이

변덕쟁이

트집쟁이


그런데도 난 우리 솔이가 좋아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솔이!


같은 상황에 대해서 솔이와 솔이 엄마가 서로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여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룬 이야기

그러나 자기중심적인 시기의 유아동뿐 아니라 어른들도 다른 사람의 의도를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관점에 따라 판단하는 경우가 참 많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은 살아가면서 평생 배워야 하는 기술이라는 것을 알아주었음 한다.


원래 활자를 반복해서 읽는 버릇이 있기도 하고 요즘은 특히 슬로리딩 하는 편인데 이 책은 낱장의 종이가 휘리릭 소리가 날 만큼 빠르게 읽어나갔다. 그러나 그 여운은 제법 길게 남은 책이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기억을 더듬더듬 들추어 보니 이 책 속의 네 댓살 되어 보이는 솔이가 딱 우리 큰아이 네 살 때의 모습 그대로를 담아낸 듯하다.

당시 둘째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우리는 갑자기 주말부부로 떨어져 지내게 되었고, 나의 복직 또한  예정보다 한 달을 당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둘째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한 달 가까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나온 지라 좀 더 가정 보육을 했으면 하는 애틋한 마음과 생후 60일밖에 안 된 젖먹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일만큼은......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때마침 시부모님께서도 그만 시골살이를 정리하고 아들 내외랑 가까이 살면서 손주 재롱이나 보며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말씀을 해 온 터라 이 기회에 가까이 살면서 둘째 보육의 도움을 받자고 먼저 얘길 꺼냈다.

물론 내 주변에서는 만장일치로 절대 후회할 일이다, NO! NO! 하며 다른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해주었지만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무렴 핏줄이니까 남보다는 할머니 손에서 둘째 아이가 살뜰한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 크게 자리 잡았다. 부모님 입장에서도 손자를 돌보며 노후 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라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결정한 것이다.

다시 생각해도 그 당시에는 이것이 최선이었다. 



                                           --------------------------------(to be continued)--------------------------------------

 


작가의 이전글 [앞뒤로 읽는 책 Ⅰ] 나와 우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