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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Nov 19. 2023

형제는 없다? 노부부의 간짜장

형제반점은 세종 조치원역 부근 골목에 있는 중국집이다. 노부부가 30  넘게 운영한 중국집이다. 내부 공간이 작지만 밝고 깨끗하다. 친절하고 상냥하신 여사장님이 손님 응대를 하고, 살짝 무뚝둑한 남사장님은 주문  음식을 만든다. 멋은 여사장님 맛은 남사장님이 담당한다. 주방이 식사 공간과 가까워 음식 만드는 소리를 들으며 기다릴  있다.​


짜장면, 간짜장, 짬뽕, 울면 등 면류와 볶음밥, 잡채밥, 짬뽕밥, 소고기국밥, 짜장밥 등 밥류를 판매하고 요리는 잡채, 덴뿌라, 탕수육을 맛볼 수 있다.​


간짜장을 주문한다. 면은 주문 후 뽑아 하얀 그릇에 담고 오이를 길게 채 썰어 고명으로 올려 내준다. 간짜장 양념도 주문 후 즉석에서 만든다. 달궈진 웍에 기름 두르는 소리, 식재료와 춘장 등을 넣어 볶는 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국 그릇에 담은 간짜장 양념에 하얀 김이 올라온다. 소리로 들은 즉석의 맛을 눈으로 따뜻하게 확인한다. 밑반찬으로 춘장, 단무지, 양파, 직접 담은 김장김치를 내준다. ​


면이 담긴 하얀 그릇에 간짜장 양념을 붓고 탁자에 놓인 빨간 고춧가루도 살짝 뿌린다. 검고 하얀 채소가 섞인 간짜장 양념, 하얗고 노란 면, 푸른 오이, 빨간 고춧가루의 색감이 어우러지며 식욕을 자극한다.


간짜장 양념이 면에 골고루 섞이게 젓가락질한다. 섞는 동안 코로 밀려 들어오는 구수함이 빨리 입에 넣으라고 재촉한다. 간짜장 양념이 고루 묻힌 면을 잽싸게 맛본다. 매끈하고 적당히 차진 면이 입술을 보드랍게 스치며 귀와 눈, 코로 먼저 느낀 맛이 입으로 들어간다. 단맛 덜한 양념은 간이 알맞다. 구수한 감칠맛으로 입속을 감친다.​


건더기들도 면과 함께 맛본다. 고소한 기름, 구수한 춘장,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지며 뿜어낸 맛, 식감, 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돼지고기는 졸깃하고 불쑥 씹히는 작은 콩알은 구수함을 더한다. 약간의 기름짐은 시금하고 아삭함이 살아 있는 김장 김치로 달랜다.​


젓가락질이 바빠질수록 입안은 흐뭇해진다. 시나브로 검은색은 바닥에 간짜장임을 알리는 흔적을 남기며 하얀색으로 바뀌어 간다. 다양한 감각으로 느낀 맛은 뇌와 마음에 남겨 다음을 기약하게 한다.


부부가 오래 살면 형제가 되나? 형제는 없지만 노부부의 맛과 멋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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