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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Oct 27. 2023

살포시 쟁여둔 왕대포

한잔 술은 사라져도 정겨움은 남는다.

노포(老鋪) 간판 세월의 더께 간직한다. 간판이 낡거나 없는 곳도 있다. 그래도 알음알음 찾아온다. 그게 노포다.


진안 전북은행 진안지점  골목, 연세 많으신 할머님이 운영하시는 대폿집 있었다. 대폿집 문엔 메뉴만 쓰여 있을  골목 입구에 있는 낡은 간판 이곳의 정체성 보여주었다.


대폿집 가는 골목 낡은 간판엔 ‘왕대포 직매집’이라 쓰여 있었다. 예전 대폿집 뒤 양조장에서 막걸리를 직접 받아 썼기 때문이란 주인 할머님의 말씀이었다.


현재 대폿집은 없어졌다.  목욕탕 타일이 깔린 식탁에서 먹었던 왕대포 한잔은 간판과 함께 사라졌지만, 주인 할머니와 단골손님들의 정겨운 모습 잊히지 않게 살포시 쟁여두었다.


추억의 맛은 왕대포 속 탁주처럼 흐릿해져 가지만, 가슴엔 ‘왕대포’ 빨간 글자가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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