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일해옥 콩나물국밥
익산 일해옥은 국민연금공단익산군산지사 대각선에 위치한 콩나물국밥 전문점이다. 일해옥 상호명은 ‘해장국 하나만큼은 일등으로 끓이는 집’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정했다고 한다.
콩나물국밥 단일메뉴만 판매한다. 달걀의 유무나 맵기 정도, 양 조절이 가능하다. 새벽 5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영업한다. 식사비로 현금을 내면 천원을 깎아준다.
콩나물국밥을 주문한다. 식힌 밥과 쪄낸 가는 콩나물을 담은 뚝배기를 왼손으로 비스듬하게 잡고 망에 통멸치를 넣어 우려낸 진한 갈색의 육수를 표주박에 담아 토렴을 서너 번 반복한다. 육수 통 위에 홍고추를 얹어 말린다. 붉은 고추는 매운맛을 원하는 손님용이다.
묵직한 뚝배기를 한 손으로 쥐고 하루에도 몇백 번 이상 토렴을 반복한다.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 위한 수고스러운 일이다.
“식당 영업하며 생긴 팔꿈치 질환으로 6개월째 치료 중이고 멸치 손질, 육수 내는 일이 쉽지 않아 국밥 토렴도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란 남 사장님 말씀에서 육수를 만들기 위한 과정과 토렴의 고됨을 짐작할 수 있다.
콩나물국밥은 약간의 다진양념, 김, 파, 고춧가루와 국물 맛을 유지하기 위해 달걀흰자와 노른자를 터트리지 않고 따로 분리해 얹는다. 탱글탱글하게 살아 있는 달걀노른자는 취향에 따라 풀어 먹거나 반숙 형태로 먹을 수 있다.
좋은 식재료를 시간과 정성으로 우려낸 국물을 한술 뜬다. 깔끔하며 구수한 멸치육수의 감칠맛이 입맛을 돋운다. 몇 번 더 국물을 떠먹는다. 식품첨가물은 흉내내기 어려운 깊은 감칠맛으로 입안이 흥건해진다.
밥과 건더기를 크게 한술 떠 먹는다. 따뜻한 육수가 스며든 밥알이 한 알 한 알 살아서 제맛을 내고 쪄낸 가느다란 콩나물은 아삭아삭 씹히며 자신이 국밥의 주연임을 뽐낸다. 콩나물은 가늘지만 맛은 튼실하다. 다진양념을 풀고 깍두기 국물도 넣는다. 매운맛과 신맛이 보태진다. 먹는이의 기호에 따른 선택의 맛이다.
찬은 깍두기와 고추지무침 두가지다. 단출하지만 식감과 맛의 변주를 주기에 부족하지 않다.
콩나물국밥의 우러나며 스며든 집약된 맛은 후련하게 속을 달래준다. 일해옥 상호처럼 ‘해장국 맛이 일등’인 집이다. 어제 술 마시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