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롱이 Mar 09. 2024

국적을 불문하는 토렴의 맛

청주 새가덕순대

새​가덕순대는 청주 육거리 시장 안에 있다. 1980년 개업한 순대 전문 노포다. 돼지머리, 사골등을 넣어 끓여낸 뽀얀 국물에 돼지 내장, 순대등을 넣은 국밥과 곱창 찌개, 볶음등이 인기 메뉴이다.


국밥 주문할 때 순대, 내장 부위를 골라서 주문 가능하며 포장 판매도 한다. 시장 상인분, 장 보러 오신 분들, 관광객 등 손님층도 다양하다.


육수 우려낸 돼지 사골과 돼지 머리뼈가 보인다. 돼지머리 고기는 국밥 건더기나 수육으로 맛볼 수 있다.


국적을 불문하는 토렴의 맛


토렴은 밥, 국수 등에 뜨거운 국물을 여러 번 부었다, 따랐다 하며 덥히는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퇴염(退染)이라고도 한다. 토렴은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이 아닌 적절한 온도를 맟추는 중용의 조리법이다.

 

토렴은 직화 조리법의 편의성, 식재료 보관의 용이성,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공간의 부족, 토렴을 비위생적으로 보는 시각 등등에 의해 사라져 가는 전통의 조리법이 되어가고 있다.

 

식당 밖 솥에서는 동남아시아 쪽 국적으로 보이는 남자 종업원분과 한국 여종업원분이 함께 국밥을 토렴한다. 모습이 낯설지만 어색해 보이진 않는다.


외국인 남자 종업원분이 토렴을 이해하고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번거로운 토렴의 과정을 묵묵히 하는 손길은 같다. 토렴의 맛은 국적을 불문한다.


따로국밥도 판매하지만, 토렴한 국밥을 일부러 주문한다. 검은 뚝배기에 밥을 담고 돼지머리 고기, 간, 오소리감투 등을 체에 넣어 따뜻한 국물에 데워 뚝배기 밥 위에 얹는다. 국자로 돼지 사골과 머리뼈로 뽀얗게 우려낸 깔끔하고 구수한 국물을 몇 차례 토렴하고 썬 대파, 부추, 들깻가루를 살짝 뿌려 내준다.

매콤한 청양고추, 양파, 쌈장, 새우젓, 깍두기 등 밑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숟가락으로 국물과 건더기를 크게  맛본다. 삼삼하게 간한 맑고 구수한 육수 사이로 토렴한 밥알이 부드럽게 씹힌다. 밥과 국물의 온도가 먹기에 알맞다. 토렴의 이다. 촉촉하고 고소한 , 졸깃한 오소리감투, 쫀득한 돼지 머릿고기등도 제각각 식감과 풍미를 더한다.


몇 번 더 담백하게 맛을 즐기다 짭짤한 감칠맛의 새우젓, 단단한 식감의 단맛과 신맛이 알맞은 시원한 깍두기, 아릿한 양파, 매운 청양고추 등으로 맛의 변주를 준다. 맛의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국적을 불문하고 고즈넉이 토렴의 과정을 거친 국밥은 맛깔남으로 이어진다. 막걸리 한잔 걸친다. “캬” 소리가 절로 나온다. 오른손으로 입술을 스윽 닦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