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금성해장국
금성해장국은 강릉행복한순복음교회 뒷골목에 있다. 강릉 택시기사님 휴식처이자 밥집이다. 일반 현지 손님들도 많다.
아들로 보이는 남자분은 서빙 및 손님 응대하고 어머님은 음식을 만드신다. 30여 년 전통의 소머리국밥 단일메뉴 노포다. 소머리국밥은 보통과 특이 있다. 아침 7시부터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부엌 모서리 따뜻한 곳에서 어머님이 잠시 쉬고 계신다. 국밥이 끓는 솥 위엔 검은 뚝배기가 데워지고 있다. 하얀 수증기가 오르는 뒤쪽으로 소머리국밥 글씨가 거꾸로 보인다.
어머님은 주문이 들어오면 뚝배기에 밥과 건더기를 담고 뜨거운 육수로 토렴을 하신다.
부엌은 어머님이 맛을 만들어내는 고됨의 공간이자 휴식처다. 거룩하고 푸근한 곳이다.
소머리국밥은 뚝배기에 밥, 소머릿고기를 푸짐하게 담아 맑은 국물을 붓고 채 썬 대파를 얹는다. 짭짤하고 매콤한 다진양념을 한쪽에 곁들인다. 취향에 맞게 섞어 먹는건 개인의 몫이다.
밑반찬은 새곰하고 시원한 국물과 아삭한 식감의 작게 썬 깍두기 하나다. 젓가락이 필요없다. 숟가락만으로 식사가 가능하다.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숟가락으로 건더기들을 치우며 맑은 기름을 머금은 국물만 떠 먹는다. 국물의 온도는 '알맞다'란 꾸밈씨(형용사)를 뇌에 각인시켜준다. 뒤이어 삼삼하고 깔끔한 맛은 입속을 휘감으며 내장으로 흐뭇함을 전달한다. 몇번 더 똑같은 숟가락질은 이어진다. 먹을수록 감칠맛이 여리지만 또렷하게 혀를 감친다.
다진양념은 그대로 두고 숟가락을 깊숙이 담궈 국물과 건더기를 떠 입안에 밀어 넣는다.
국물이 스며든 하얀 쌀밥은 알알이 보드랍게 씹히며 엇구수하고 여린 단맛으로 혀를 맴돈다.
소머릿고기는 쫀득쫀득, 졸깃졸깃, 보들보들등 다양한 어찌씨(부사)로 어금니를 놀리고 어렴풋한 감칠맛은 씹을수록 쌓이며 걸지다.
다진 파는 어금니와 맞대며 만든 소리는 귀로, 알싸함은 혀로 전달하며 존재를 뽐낸다.
우러나고 배어든 식재료들은 따로, 함께 뒤썩이며 인간의 오감을 자극한다. 뇌는 오감이 보낸 신호를 맛으로 그려내고 인간은 어울리는 단어들을 찾아 끄적인다.
맑은 국물을 다 먹어서 추가로 부탁드렸더니 다른 뚝배기에 대파를 얹어 한가득 담아 내준다. 국물을 붓고 다진 양념장을 숟가락으로 살살 풀어 맛본다. 삼삼하고 구수한 국물에 얼큰함과 칼칼함이 더해진다. 살짝 따로 맛보았을 때의 짠맛은 덜하다. 지복점을 찾는 과정은 개인의 선택이다.
표현할 것은 다 표현한 소머리국밥 단일메뉴 노포의 맛은 입과 내장끝까지 시원함이 연결된다. 통쾌하고 오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