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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Feb 24. 2024

스며드는 중용의 맛

스며드는 중용의 맛


토렴은 순 우리말로 밥, 국수 등에 뜨거운 국물을 여러 번 부었다, 따랐다 하며 덥히는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퇴염(退染)이라고도 한다.


밥이나 고기, 국수등 식재료를 미리 뜨거운 국에 넣어두면 지나치게 불어터져서 식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로 식혀둔 식재료들은 차가워진 온도와 수분이 말라가며 본래의 맛을 떨어뜨린다.​

토렴은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이 아닌 적절한 온도를 맟추는 중용의 조리법이다. 뜨거운 국물에 의해 음식을 담은 그릇과 식은 식재료의 온도가 먹기 적절한 온도로 맞춰지고 국물이 스며들어 본연의 맛과 식감으로 되돌리거나 한층 부드럽고 깊은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그러나 토렴은 직화 조리법의 편의성, 식재료 보관의 용이성,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공간의 부족, 토렴을 비위생적으로 보는 시각 등등에 의해 사라져 가는 전통의 조리법이 되어가고 있다.

한식은 변화, 발전하고 있다. 토렴도 전통적인 방법만 고집할게 아니라 토렴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개선되고 진보된 방식으로 변화, 발전해야 할것이다.

습관처럼 단순한 요식행위가 아닌 음식에 대한 배려와 정성 담아 번거러운 토렴의 과정을 묵묵히 하는 손길이 그립다.


10  우리나라 여행하며   토렴 방식의 먹거리는 뜨거운 육수에 식은 , 고기, 내장, 국수, 만두 등을 토렴한 (), 탕등의 음식이 대부분이다.


  전주 남부시장의 식힌 콩나물, 밥을 토렴해 즉석에서 다진 마늘,  고추등을 얹어 내는 콩나물국밥과 익산의 통멸치를 우려낸 육수에 식힌 , 콩나물, 깔끔한 맛을 해하지 않게 달걀 노른자를 분리해 얹은 콩나물국밥에서 배려와 진성성이 배인 토렴의 맛을 느낄  있었다.


익산에서 맛본 황등비빔밥은 토렴의 조리법을 이용한 비빔밥이다. 육수에 토렴한 밥과 채소, 내장등을 미리  비빈  육회, 나물무침, , 내장고기등을 고명으로 얹어 그릇을 따뜻하게 데워 내오면 손님이    비벼 먹는다. 토렴의 장점과 음식에 대한 배려와 정성이 담긴 음식이다.


공주의 산성시장에 맛본 부드럽고 졸깃하게 삶아낸 소면을 멸치와 마늘이 들어간 진한 육수에 토렴해 담은 잔치국수도 토렴의 맛을  살린 음식으로 기억된다.


충주에서   꿩고기를 꿩뼈를 고운 국물에 살짝 익혀 곁들여 나온 채소무침과 함께 먹는 샤브샤브식의 음식인 꿩토렴이나 제주의 살짝 데친 해삼(해산물) 해조류, 성게알, 갖은 양념에 버무려 먹는 해삼 토렴등 넓은 범위의 토렴음식 또한 별미이다.


예천 맛고을 문화의거리 국밥 푸시는 할머니 벽화처럼 기억에 남는 토렴 음식을 따뜻하게 담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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