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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Nov 24. 2023

기억을 곱씹다, 노포 짜장면의 추억

산수갑산은 강릉여고 맞은편 대로변에 있었던 강릉분들이 애정한 중국집 노포였다. 허름한 외관과 내부 메뉴판, 의자, 양념통에서 예스러움이 느껴졌던 곳이었다. 음식에서도 노포의 연륜을 맛보았다. 신축건물이 들어서며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기억을 곱씹다, 노포 짜장면의 추억


짜장면은 첨가제 사용 적어 보이는 뽀얀 면을 담고 비계와 살코기가 섞인 돼지고기, 호박, 양파, 양배추, 춘장을 넣어 볶은 단맛 강하지 않은 진한 검은색의 짜장 양념을 부어 깻가루 살짝 뿌려 내준다. 빨간 고춧가루를 넣어 잘 섞이게 비벼 먹는다. 짜장면 짝꿍인 춘장, 양파, 단무지를 곁들여 먹는다.


구수하고 달금한 짜장 양념이 묻힌 면이 쫀득하게 씹히며 어금니를 놀리면 입안에선 군침으로 화답하며 내장으로 면을 밀어 넣는다. 짜장 양념이 스며든 채소와 돼지고기도 면 사이로 씹히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젓가락질은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하얀 접시엔 검은 짜장 양념의 흔적만이 남아 맛의 여운을 준다.


노포의 맛은 짧지만 강하게 어금니와 내장, 뇌에 추억이란 맛으로 저장된다. 이젠 기억으로만 곱씹어야 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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