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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K 김밥

향수(鄕愁) 어린 통영의 맛, 충무김밥

by 바롱이

두산백과는 충무김밥의 유래를 다음과 같이 적었다.


"하나는 해방 이후 남해안의 충무(현 통영)항에서 고기잡이를 나가는 남편이 고기 잡느라 식사를 거르고, 술로 끼니를 대신하는 모습을 본 아내가 남편이 안쓰러워 김밥을 만들어준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처음에 아내가 싸준 김밥은 금방 쉬어서 못 먹게 되자 밥과 반찬을 따로 담아 주었고 그 후로 다른 어부들도 따라하며 식사 문제를 해결한 데에서 유래된 향토 음식이라는 설이다.


다른 이야기는 통영은 해상 뱃길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지금의 문화마당 자리에는 많은 사람들의 왕래가 있었고, 이 사람들을 상대로 팔기 시작한 것이 충무김밥이라는 것이다. 따뜻한 남쪽의 날씨에 상하기 쉬운 김밥은 밥과 반찬을 분리해서 팔며 뱃사람들은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안성맞춤이었다."


옛날충무꼬지김밥은 통영 서호시장 부근에 있는 충무김밥집이다. 김밥에 밑반찬들을 꼬치에 꽂아 내주는 게 특색있다.


향수(鄕愁) 어린 통영의 맛, 충무김밥


충무김밥은 한지에 주문과 동시에 한입 크기로 말아낸 따뜻한 김밥을 살포시 포개 놓는다. 섞박지와 꼬치에 꼴뚜기, 어묵, 홍합, 오징어 등을 하나하나 꽂아 양념에 쓱쓱 바른 밑반찬을 가지런하게 담아 내준다.


꼬치에 꽂는 수고가 더해진 충무김밥이다. 진하고 시원한 시락국을 곁들여 먹는다.


따뜻하고 고슬고슬한 김밥을 먹고 숭덩숭덩 썬 섞박지를 한 입 베어 문다. 아삭한 식감에 시큼한 맛이 입안 가득하다.


꼬치에 오징어, 홍합, 꼴뚜기, 어묵 등을 꽂아 갖은양념을 바른 밑반찬도 함께 맛본다. 양념이 자극적이지 않게 매콤하여 식자재 맛을 살려준다. 쫀득쫀득, 졸깃졸깃, 보들보들 씹히는 다양한 식감과 감칠맛이 담백한 하얀 쌀밥과 잘 어우러진다.


김밥과 밑반찬을 재밌게 골고루 먹다 보니 하얀 한지에 빨간 양념만이 남는다. 맛깔남의 증거다. 손품에는 정성이 깃들고 정성은 맛으로 이어진다.


향수 어린 통영의 맛을 뜨내기 여행객은 어렴풋이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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