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토박이로 율량동에서 오래살은 친구 추천으로 함께 찾았다.
청평수산은 청주 율량교 사거리 사천교 방향 대로변에 있는 송어 전문 횟집이다. 친절하고 수더분한 중년의 부부분이 운영한다. 포장해 가는 손님도 많다. 포장하면 5,000원 싸다. 송어회를 맛본 후 주문해 먹는 매운탕이 맛깔나다.
추워야 제 맛
두산백과의 설명에 따르면 송어는 “연어목 연어과의 회귀성 어류로 산천어와 같은 종으로 분류되나, 강에서만 생활하는 산천어와 달리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기에 다시 강으로 돌아오는 습성이 있다. 예로부터 고급 식용어로 인기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서식지가 점차 줄어들어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한다.
송어는 한자로 松魚다. 소나무물고기다. ‘난어어묵지’에 따르면 송어는 솔향이 나서라기 보다는 살의 빛깔이 붉고 선명하여 소나무 마디와 같으므로 그 이름을 송어라고 하였다고 한다.
송어회를 주문하면 신선한 송어를 잡아 도톰하고 길게 썰어 하얀 접시에 담아 내준다. 밤, 번데기, 호박찜, 땅콩, 묵등 찬들도 송어회 옆으로 자리를 잡는다. 초고추장, 고추냉이 넣은 간장, 다진 마늘, 콩가루 등 송어회와 함께 먹는 양념과 송어 비빔회용 적양배추, 양배추, 당근, 양파, 상추, 깻잎, 오이 등 채소들도 푸짐하게 썰어 둥그런 접시에 담는다. 구색 맞추기용이 아닌 손품의 흔적이 보이는 찬들이다.
기름짐이 눈으로 보이는 송어회의 먹음직스러운 분홍빛 때깔이 맵시롭다. 첫 젓가락이 송어회로 향하는건 본능이다.
송어회만 두어점을 집어 맛을 본다. 육질이 단단하고 찰지다. 어금니에 쫀득함이 박힌다. 몇번 더 젓가락질은 이어진다. 송어회는 씹을수록 짙은 붉은빛에 흐르는 지방의 고소한 맛이 강하다.
송어회를 고추냉이 넣은 간장 양념에 살짝 찍어 먹는다. 붉음에 스며든 갈빛의 감칠맛이 식욕을 돋우고 고추냉이의 아릿함이 맛의 변주를 준다.
사철 먹을 수 있지만 겨울이 제철인 송어의 색감과 탄력도, 풍미가 조화롭게 입안을 감친다.
송어 비빔회로도 맛을 즐긴다. 송어회에 채 썬 채소와 콩가루, 다진 마늘, 초고추장 등을 넣어 비빈다.
신선한 채 썬 채소의 다양한 식감에 고소한 맛, 감칠맛, 새콤한 맛, 알싸한 맛, 달곰한 맛 등이 한데 어우러지며 입안이 풍성해진다.
입안은 풍성해지지만 양념과 콩가루, 다진 마늘 등이 송어회 맛을 가린다. 겨울 제철 질 좋은 송어회는 그 자체로 충분히 맛있다.
마지막으로 송어 매운탕을 주문한다. 매운탕은 회 뜨고 남은 송어 대가리, 살점이 붙어 있는 서더리등과 감자, 콩나물, 대파, 갖은양념을 넣어 끓인다. 빨간 국물 위로 몸통 잃은 송어에서 우러난 기름이 속살의 고소한 맛을 뺏긴 설움을 달래듯 둥실둥실 흥건하게 떠다닌다.
국자로 국물과 건더기를 떠 앞 접시에 담는다. 송어와 채소, 갖은 양념이 우려낸 국물을 맛본다. 얼큰한 국물 뒤로 시원하 고 고소한 맛의 여운이 길게 머문다. '캬' 소리로 국물맛은 완성된다.
국물에 제 맛을 헌신한 서더리와 머리에 붙은 송어살은 부드럽고 담백해졌다. 수저로 발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국물이 여리게 배인 건더기들도 먹는다. 콩나물과 감자는 알맞은 식감으로 어금니를 놀린다.
남은 송어회를 샤부샤부처럼 국물에 담가 먹는다. 날맛과 익힌맛이 포개진다. 식감이 각별하다. 포만감을 누르고 면 사리도 추가한다.
겨울 제철 소나무물고기 한마리로 즐긴 맛의 향연은 그윽한 솔향처럼 몸에 추억을 아로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