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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Jun 11. 2024

구례 화엄사 화엄매 백매(6월)

구례 화엄사 화엄매 백매


구례 화엄사 백매는 길상암 앞 연못 가 급경사지의 대나무 숲속에 자라는 나무이다. 원래 4그루가 있었으나 3그루는 죽고 한그루만 남았다. 2007년 10월 8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각황전 옆 홍매화가 화려함의 극치라면 이 매화는 소박하고 수수하다. 나무의 수형도 비스듬히 뒤틀려 자란다. 단아한 기품의 들매화다.

 

꽃이 작고 화려하지 않은 하얀색 홑꽃이며 듬성듬성 피어 대중적인 인지도에선 각황전 옆 홍매화에 뒤처진다. 하지만 그윽하고 진한 향은 어느 매화에도 뒤지지 않는 품격 높은 들매화(野梅)다.

 

2024년 3월 만개한 꽃을 본 후 6월에 다시 찾았다. 길상암 백매 진갈색 줄기엔 푸른 이끼가 덮여 있고, 가지에는 녹색 잎들이 짙고 그득하다. 잎과 줄기 사이로 작은 열매가 보인다. 잎보다 옅은 녹색과 노란색, 두 색이 섞인 열매가 듬성듬성 달려 있다. 나무 밑동 주변에 떨어진 열매를 자세히 본다. 열매는 재배 매화보다 작다. 연녹색 열매는 단단하고, 갈색빛이 섞인 노란색 열매는 무르다. 좌측으로 현무암처럼 작은 구멍이 뚫린 씨앗도 보인다.

 

산중 척박한 땅에서 오랜 세월을 끈질기게 생명력을 유지해 온 나무로 저절로 경외심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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