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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Oct 13. 2024

제주 국밥·국수를 담다

제주국담

한라산 백록담이 만수라며 1박 2일 제주도 가자는 친구 말에 여행을 떠났다.


광주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내린다. 예약해 둔 숙소에 짐을 풀고 제주국담을 찾는다. 제주국담은 신제주로터리 부근 좌측 골목 안에 있는 제주 돼지고기 요리 전문점으로 2018년 개업하였다.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부부분이 운영한다.


21시 영업 마감이라 조금 촉박하게 음식을 먹었다. 화학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제주 돼지고기만을 사용해서 맑게 끓인 국밥, 생면을 사용한 고기국수, 들기름, 깻잎 향이 어우러진 유지름국수, 기생화산인 오름을 닮은 오름국수(비빔국수)와 제주 돼지고기 백육, 육전 등도 맛볼 수 있다. 백육과 육전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백담세트도 판매한다. 고춧가루만 중국산을 사용하고 대부분 식재료는 국내산을 사용한다.


국담세트와 고기국수를 주문한다. 국담세트는 하얀 접시에 제주산 돼지고기 수육을 산 모양처럼 겹겹이 쌓아 채 썬 깻잎을 얹은 백육을 중앙에 담고 주변으로 돼지고기 육전을 빙 둘러 가지런하게 담았다.


백육은 제주산 돼지고기를 삶은 수육이다. 살코기를 얇게 썰었다. 기름진 부위는 보이지 않는다. 퍽퍽하지 않고 보드랍다. 두툼한 식감과 기름진 맛을 좋아하는 분들한텐 호불호가 있을듯하다.


육전은 삶은 수육에 달걀옷 얇게 입혀 부친 듯하다. 백육보단 촉촉하고 기름진 맛도 더해졌다. 돼지고기 잡내 없는 삼삼하고 담박한 맛이다. 백육 아래에 있는 아삭한 숙주, 양파, 잘게 썬 홍고추, 쪽파 등을 넣은 새곰하고 상큼한 양념장에 곁들여 먹으면 간도 맞추고 풍미도 더해준다.


국담세트에 소주 한잔하는 동안 친구가 주문한 고기국수가 나온다. 조금 덜어 맛을 본다.


제주 돼지고기로 우려낸 맑고 깔끔한 국물에 생면을 담고 송송 썬 파, 돼지고기, 노란 달걀지단, 검은깨 등을 고명으로 얹어 내온다. 부드러운 생면이 삼삼한 국물과 잘 어우러진다. 국수를 담은 하얀 사기그릇 같은 담박하고 맑은 맛이다.


자극적인 맛 덜한 풋풋한 파 향의 파김치, 신맛 덜한 아삭한 백김치, 양파 등 밑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고기국밥은 제주산 돼지고기로 우려낸 맑고 깔끔한 국물이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옅은 갈색빛이 도는 국물로 토렴한 알맞은 온도의 밥을 담는다. 넓적하고 얇게 썬 돼지고기 살코기를 차곡차곡 덮어 송송 썬 파, 대추를 살포시 고명으로 얹는다.


국물만 맛본다. 삼삼하고 담백하다. 짜게 먹지 않으면 적당한 간이다. 부드러운 식감의 돼지고기 살코기는 파, 고춧가루, 겨자 등을 넣은 새곰한 양념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다음날 한라산 백록담 만수의 깨끗한 물을 바라보며 엊저녁에 맛본 제주국담의 음식이 문득 떠올랐다. 백록담에 제주 국밥·국수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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