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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잇는 포근하고 구수한 맛

진안 대성관

by 바롱이

대성관은 진안농협마령지소 맞은편 골목 안에 있다. '천연기념물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 군' 답사 후 식사 하러 찾는 곳이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소머리국밥 전문점으로 오래전엔 여관도 같이 운영하셨다. 현재는 며느님이 함께 일을 돕고 있다.


소머리국밥, 소머리전골, 수육 등을 맛볼 수 있다. 소고기, 쌀, 배추, 고춧가루 등 국내산 식자재를 사용한다.


식당 앞 소머리를 고는 가마솥과 화분에 대파를 키우는 모습이 보인다.


뚝배기에 한소끔 끓여 내온 소머리국밥에 하얀 쌀밥과 마늘 초절임, 채 썬 대파, 소머릿고기 찍어 먹는 양념장, 시쿰한 묵은 김치, 깍두기, 소금, 후추, 청양고추, 고춧가루 등 밑반찬을 곁들여 먹는다.


배추김치는 아삭아삭 조직감이 살아있으면서도 양념이 잘 배어 시원하고 맛이 깊다. 깍두기는 단단하게 씹히며 새곰한 맛이 입안을 상쾌하게 해준다. 담백한 국밥과 잘 어우러지는 김치다.


옅은 갈색의 맑은 기름이 감도는 소머리국밥 국물을 한술 뜬다. 개운하고 담백하다.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저절로 숟가락질을 반복하게 할 정도로 구수하고 은은한 감칠맛이 매력적인 국물이다.


따뜻하게 데쳐진 국밥 속 수육도 맛을 본다. 우설은 야들야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좋고, 볼살 껍질은 쫀득쫀득하고, 살코기는 보드랍게 씹힌다. 소머리의 다양한 식감과 풍미로 입안이 흐뭇하다.


식당 앞마당에서 길러 송송 썬 대파를 넣고 맛을 본다. 살강살강 씹는 식감도 좋고 알싸하고 달금한 맛도 국밥과 잘 어울린다.


하얀 쌀밥을 말아 크게 한술 떠먹는다. 고소한 국물이 촉촉이 스며든 밥알, 다양한 질감과 풍미의 수육, 대파 등으로 입안이 풍성해진다. 든든하고 기껍다.


소머리 수육을 찍어 먹던 양념장을 국물에 풀어서 한 숟갈 떠본다. 매콤하고 새곰한 맛이 더해지며 기존 국물 맛에 변주를 준다.


소박하지만 노포의 시간과 정성이 담겨 깊이가 남다른 국밥 한 그릇이다. 헛헛한 속을 포근하고 든든하게 해 주는 서민의 먹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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