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복성원
복성원은 청주 흥덕대교에서 제2운천교 가는 길 우측 대로변(청주시 청원구 우암동 788-4)에 있다. 네이버 지도앱에는 아직 옮기기 전 장소로 나온다.
여사장님이 손님 응대를 하고, 남사장님은 주문 후 음식을 만든다. 멋은 여사장님이 맛은 남사장님이 담당한다. 열린 주방이 식사 공간과 가까워 음식 만드는 모습과 소리를 보고 들으며 기다릴 수 있다.
문을 밀고 들어간다. 여사장님이 상냥하게 인사를 건넨다. 출입문 정문 앞자리에 앉는다.
주위를 살펴본다. 남자 손님 한 분이 짜장면을 먹고 계신다. 4인용 탁자 6개가 놓인 작은 공간 앞으로 열린 주방이 보인다.
간짜장을 주문한다. 주문 후 열린 주방에서 남 사장님이 음식을 만든다.
물을 마시며 음식 만드는 모습을 보며 소리에 귀 기울인다. 화르르, 달그락, 타다닥, 조르륵. 다양한 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익숙한 간짜장 만드는 모습과 소리다. 눈과 귀로 보고 듣고 뇌로 그려본다.
간짜장은 적잖이 시간이 걸려 나왔다.
주문 후 뽑은 면과 간짜장 양념에서 하얀 온기가 올라온다. 소리로 들은 즉석의 맛을 눈으로 따뜻하게 확인한다.
갓 만든 음식의 따뜻함은 코로 향을 전한다. 향은 뇌로 전해지고 뇌는 침샘을 자극한다.
손은 뇌의 명령을 재빨리 눈치챈다. 고춧가루를 면에 뿌리고 간짜장 양념을 면에 들이붓는다. 손으로 만든 즉석 음식은 손님의 오감을 자극한다.
간짜장 양념이 면에 골고루 섞이게 젓가락질한다. 섞는 동안 코로 밀려 들어오는 구수함이 빨리 입에 넣으라고 재촉한다.
간짜장 양념이 고루 묻힌 면을 잽싸게 맛본다.
볶은 춘장의 고소함이 코와 입술, 혀를 먼저 자극하고 뒤이어 어금니에 면이 쩍쩍 붙는다. 면은 어금니에 맞서지 않고 끊어지며 식도를 타고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건더기들도 면과 함께 맛본다. 단맛 덜한 양념은 간이 알맞다. 구수한 감칠맛으로 입속을 감친다.
후루룩 쩝쩝. 다시 후루룩 쩝쩝. 밀어 넣고 씹는다. 젓가락질은 날쌔고 쉼 없다. 꾸밈없는 뽀얀 면 사이로 잘게 썬 돼지고기와 채소들이 리드미컬하게 씹힌다.
고소한 기름, 구수한 춘장, 돼지고기,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지며 뿜어낸 맛, 식감, 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젓가락질이 바빠질수록 입안은 흐뭇해진다.
시나브로 그릇 바닥엔 간짜장 양념과 잘게 끊긴 면가닥만 남는다.
손은 자연스럽게 제일을 마친 젓가락을 내려놓고 숟가락을 잡는다. 푹푹 퍼 먹는다.
알맞게 기름을 머금은 갓 볶은 채소와 돼지고기가 싱싱함을 '아삭아삭' '쫀득쫀득'이란 어찌씨로 귀와 어금니에 선물한다. 구수한 맛과 다양한 식감 뒤로 따뜻한 여운이 길게 남는다.
시나브로 그릇과 입가 주변엔 검은 양념의 흔적만 남는다. 잠시 수저가 남은 빈 그릇을 보며 간짜장을 만들던 과정과 먹는 과정을 되짚어본다.
혀로 입가 주변을 핥는다. 구수함의 여운이 혀에 은은하게 감돈다.
다양한 감각으로 느낀 맛은 뇌와 마음에 남겨 다음을 기약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