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ssy Mar 19. 2023

벌써 5개월 넘게 공사 중인 옆집

그냥 공터를 사서 집을 짓지

인도네시아 수도 쪽은 환경오염이 심하다.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 덕에 그곳에 사는 동안 한국 생필품은 거의 부족함 없이 구할 수 있었다. 5년 반을 수도 근처에 살다가 지금은 조금 외곽지역으로 이사를 했다. 네덜란드 식민지 영향을 제일 많이 받은 곳이라 그런지 건물들도 유럽풍인 곳들이 많고 언덕이 많다 보니 카페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너무 아름답다.


같은 나라지만 이곳으로 이사를 하고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 그리고 아름다운 초록 나무들을 보며 오염지역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실컷 만끽할 수 있었다. 물론 수도보다 많이 부족한 한국인들 수 탓에 한국 식자재 구하기는 어렵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렇게 평화로운 2년이 지나고 다시 2년을 재계약한 직후 바로 옆집은 공사를 시작했다. 한 달 정도는 집을 그냥 부숴버리는데 돌들이 우리 집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시끄러운 소리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보통 공사 후 이사하는 집들과 달리 옆집 주인은 이사를 한 후 공사를 시작하는데 내 평생 처음 보는 기이한 모습이었다. 낮에만 공사를 하니 집 식구들은 공사가 끝난 시간대에 들어와서 상관이 없는지 모르겠다만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어느새 공사가 시작된 지 벌써 5개월이 넘어가고 있고 평화로운 우리 집은 공사소음으로 인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2층주택 뒷마당을 온전히 다 건물로 채워 공간 활용을 하겠다는 심산인 것 같은데 저 정도 공사면 그냥 새터에 새집을 짓는 게 훨씬 낫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높이 올라가는 담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하기도 하고 저런 집과는 한편으론 오히려 벽이 높을수록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대체 공사는 언제쯤 끝이 날까? 소음은 물론이고 많은 공사 인부들이 오가는 것도 싫고 저 집 앞마당에서 스트레스받으며 낑낑대는 핏 두 마리도 무섭고 거슬린다.


이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어쩌겠나.. 하루빨리 공사라도 끝나 소음으로부터 평화를 얻을 수 있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하루 종일 비가 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