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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sy Jan 14. 2024

아이는 왜 남의 편을 들려할까?

요즘따라 화 나는 일이 ..

PT를 받고 온 아이가 트레이너로부터 PT횟수가 끝났으니 새로 갱신하라는 말을 듣고 와서는 전달한다. 꼬박꼬박 날짜를 체크하고 있던 나와 계산이 달라 순간 머리가 어질 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PT는 가격대가 좀 있으니 횟수 확인을 잘해왔고 달력에 기록된 내용을 다시 확인해 본다.


헬스장 일 년 이용 끊으면 맛보기 3회를 먼저 준다. 그리고 36회를 끊으면서 무료 4회를 더 받아 총 43회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맛보기 3회를 제외하고 24회를 했는데 끝났다니 이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한국의 카톡에 해당하는 왓츠앱으로 연락을 했다. 부족한 인도네시아어로 하나하나 설명한다.

그제야 하나씩 오해가 풀려가기 시작한다. 결론적으로 PT 트레이너의 계산 착오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아이가 PT를 받고 싶다고 해서 큰맘 먹고 끊어줬는데 갑자기 1,2회도 아니고 십 수 회의 오류가 생겼다. 그걸 풀어나가느라 진땀을 빼고 결국 그 트레이너의 실수였기에 화딱질이 나서 혼잣말로 화를 냈다.


"얘는 제대로 체크도 하지 않고 이러니. 아후 진짜 열받네."

"엄마는, 사람이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거지. 그리고 하나하나 설명을 해야지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우기기만 하면 어떡해?"

"우기긴 뭘 우겨? 옳게 고치느라 진땀 뺀 사람한테 그게 할 말이야? 너는 당사자가 횟수 체크도 안 하니? 그리고 결과적으로 엄마가 맞았고 자기도 착각했다고 인정했는데 엄마가 뭘 우겼다는 거야? 한국어도 아닌 인도네시아어로 잘못된걸 바로 잡는 게 쉬운 줄 알아? 당사자면서 남일인 듯 뒷짐 지고 앉아서 힘겹게 바로잡은 엄마를 나무랄 일이야 이게?"


큰소리를 내고 말았다. 한두 푼도 아닌데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다시 돈을 더 내고 연장하라는 말에 예민해지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머리 김 나면서 바로잡아가는 엄마 모습이 안쓰럽지도 않을까? 이럴 땐 당연히 엄마 편을 들어줘야 되는 거 아닌가?


아이는 자기가 번 돈이 아니라서 돈이 우스운 건지 그냥 무조건적으로 남의 편만 들고 싶은 건지..  


너무 화가 나는 내 모습에 객관적 판단이 서질 않는다. 그냥 웃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젠데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군 건지.. 아님 내가 정말 예민한 사람인건지.. 그것도 아니면 점점 예민해져 가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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