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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sy Jul 22. 2022

도대체 돈이 뭐길래 사람이 변할까..

어차피 내 돈은 아니다만

시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다행인지 불행인지 유산을 좀 남기고 가셨다. 돈이 풍족하게 있어서가 아니라 국가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업종에서 일하신 경력 덕분에 어머니께서 연금 대상자가 되셨고 목돈도 조금 생겼다.


돈이 생기자마자 집안에 작은 분란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시어머니와 그다지 사이는 좋지 않았지만 시부모님께서 살아오신 날들을 잘 알기에 그 돈은 아끼다 자식 주시지 말고 모두 어머니 하고 싶으신 거 마음껏 하면서 쓰시라고 말씀드렸다.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형네는 잔잔한 일들로 부모님께 요구해서 제법 챙겨갔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시부모님이 너무 안타까웠다. 떨어진 런닝 입고 소죽을 끓이고 평생 논과 밭일하시느라 너무 고단한 일생을 보낸걸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집값 폭등으로 원래 가진돈의 4배 가까이 벌게 된 형네는 처음 집 살 때 시부모님 도움받았던 건 생각도 안 하는지 모든 공을 자신에게로 돌린다. 물론 운도 좋았고 그 집을 사는 데는 자기들의 의지가 100이었다 해도 하나 틀린 건 없다.


아전인수라 했던가. 내로남불이라 했던가.

이제 돈이 좀 생겼으면 양심이 있어야지. 집을 마련할 때 빌려(?) 간 돈 및 27년 동안 아들을 키웠으니 아들로 인해 생긴 빚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챙겨간 몇천. 유산으로 받은 땅도 있지 않은가.


이쯤 되면 어머니 건강에 들어가는 몇백 정도의 의약품은 자기들이 내도 충분히 되지 않을까? 그걸 또 1/n 해야 속이 시원할까?


돈이 생겨 이제 자기들은 부자라고 실력 있어도 가난한 사람과는 교재 하지 말 것을 자식들에게 당부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보면서도 믿기 힘들다.


부자가 되기 전, 사업 자금이랍시고 몇 천을 또 빌려(?) 갔기에 이번엔 내가 급히 돈이 필요하니 마지막에 빌려간 돈 중 일부를 내게 융통 좀 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앞으로 시어머니 간병비가 들지도 모르니 그 돈은 자기가 갖고 있어야 한단다.


이 무슨 내로남불인가? 자기가 이미 얻어 쓴 돈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돈인데 그것조차 꽉 쥐고 싶은가 보다.


돈 앞에 장사 없다더니 그 말이 딱 맞다.


나의 큰엄마가 그랬고 (백억에 가까운 돈을 장남에게 자동 상속되게 한 옛 법을 들먹이며 혼자 꿀꺽했다.) 큰 외숙모가 그랬다(재산이 많진 않았지만 치매 간병비 십원 한 장 내지 않았고 형제 중 제일 풍족했던 자기네가 모두 꿀꺽했다. 법은 이미 바뀌었으나 하도 씨부려대니 그냥 다 줘버린 케이스다).


남편 형의 아내에게서 징글징글한 그녀들의 욕심을 또 한 번 볼 수 있었다. 돈이 갑자기 많아졌으면 좀 내려놓고 나눌 수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오히려 저렇게 놀부 심보가 된다고?


자기는 이제 부자라며 젊음을 돈으로 사려 보톡스 맞고 주름 펴고 골프채 비싼 걸로 바꾸고 아주 신나게 산다.


난 왜 이렇게 화가 날까? 어차피 시어머니 돈이고 내것은 아니다.(물론 시아버지께서 계셨더라면 저렇게 독식하게 두진 않았으리라).


남편 형의 아내 말대로 <울어야 젖을 주는데 너는 울지 않아서 못 받아먹은 케이스>인 건가? 나에게 오지 않는 건 내복이고 어쩔 수 없으나 저렇게 대놓고 욕심부리는 꼬락서니를 보고 있으려니 정말 화딱질이 난다.


나도 저렇게 갑자기 돈은 많아지면 똑같아지려나?

사람 참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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