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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sy Jul 23. 2022

쓰레기 보관소에 말벌이 집을 매달아 놓았다

말벌집

지금 2년째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 스마랑 집은 쓰레기 차가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도록 모아 놓을 수 있는 미니 차고 같은 보관 장소가 현관 앞에 따로 있다.


날이 덥고 음식 쓰레기 냄새가 나면 파리, 날파리도 꼬이고 도마뱀과 인 찌짝도 꼬이기에 즉시 비닐에 담아 행여 고양이가 열고 비닐을 찢어 놓을까 봐 철문을 단단히 닫아 놓는다.


어제는 쓰레기를 버리다가 혹시나 해서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천장 쪽에 뭔가 보이는 것 같아 앉아서 다시 확인해 보았다.


이상한 게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말벌이 집을 지어  놓은 거다. 그것도 두 개나. 말벌 집 주변에 작은 벌들은 물론 성충도 몇 마리나 날고 있었다.


깜짝 놀라 바이곤(모기, 바퀴벌레 잡을 때 뿌리는 약)을 가져와서 안에 뿌리고 바로 문을 닫았다.


벌 종류는 뿌리는 약에 아주 취약하다. 방충망 없는 집에 살다 보니 집안으로 말벌이 들어왔다 나가기도 해서 거의 말벌 잡이 전문가가 되었다.


물론 위협을 하지 않으면 공격을 하지 않으나 윙윙거리는 소리는 거슬리니 보이는 즉시 한국에서 가져온 파리채로 때려잡아 버린다.


어쩐지 요 근래 말벌의 왕래가 잦다 했더니 우리 집 바로 밖에 이렇게 말벌 집을 두 개나 지어 놓은 거다. 혹시나 해서 옆집 쓰레기 보관소 문도 열어 보았다. 역시나 두 개를 지어 매달아 두었다.


약을 뿌리고 문을 닫았다. 어떻게 저런 모양의 집을 지어 매달았을까? 솜씨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언제 있을지 모르는 공격에 대비해 떼내 버려야 했다.


인도네시아 스마랑으로 이사 오니 다양한 곤충도 많이 보고 색다른 경험도 많이 해본다. 예전 같으면 놀라 자빠질 일이지만 언제 이렇게 마음의 여유가 생긴 건지 내가 봐도 자신이 신기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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