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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sy Aug 13. 2022

곧 인도네시아도 독립기념일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해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인도네시아도   독립기념일이 다가온다. 인도네시아는 340년간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를 당했고, 이어 1942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의 식민지를 살다 한국과 같은 해에 독립을 했다.


우리나라의 독립기념일은 8월 15일이지만 인도네시아는 8월 17일이다. 일본의 꼼수로 이틀이나 늦어지게 된 것이다.


사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일본으로부터 비슷한 시기에 독립했다는  알게된 것은 작은아이가 초 2 때 학교에서 다양한 나라 배우기의 과정으로 한국 학부모인 내가 한국소개를 하면서다. 우리나라의 전쟁 직후의 모습과 70여 년 동안 경제 성장과 현재의 모습까지 알려주기 위해  여러 자료들을 준비하면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급성장했는지 알 수 있었다.


당시 강당에서 전체 초2 (세 반) 학생을 모아 놓고 설명을 했는데 전달하다 보니 초 5 이상이었으면 더 알찬 시간이었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준비한 자료를 모두 나누고 나서 질문을 받을 시간이 되었고, 아이들 중 일본계 아이가 하나가 손을 들었다.

"그런데 왜 한국사람들은 일본을 싫어하나요?"

이건 그날 전달한 내용도 아니었는데 불쑥 나온 질문이라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아이들 수준에 맞춰 간결하게 대답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때리거나 설령 실수로라도 잘못한 일이 있으면 사과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하지만 일본은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으니, 용서를 구하길 바라는 겁니다."


사실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가 일본으로부터 독립될 무렵 다시 네덜드의 식민지배를 시도하다 인도네시아 민간인들을 학살했고, 결국 사과하고 희생자 한 명당 2만 유로를 배상한 바 있다.


그 화가 나 보이는 일본 아이 외에도 날씨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왜 한국은 사계절이 있는데 인도네시아는 그렇지 않냐는 것이었고 지리상의 위치로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더 이상 질문이 없자 교장선생님이 질문하셨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둘 다 같은 해에 독립했는데 어떻게 지금 한국은 그렇게 잘 살게 되었냐는 것이다. 사실 나도 발표 준비를 하면서 이 부분이 궁금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날씨 관계와 국민성에서 나름 답을 찾았다.


인도네시아는 일 년 내내 더워 사람들이 지치기 쉽고 국민성이 놀기를 좋아해서 한국인들처럼 죽기 살기로 하는 근성이 약한 편이다. 반면 한국은 전쟁통에 너무 어렵게 살아왔으니 내 자식은 편하게 살아야 한다며 없어도 공부시키고, 아무리 못 살아도 노력만 하면 개천에서 용 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교장선생님의 질문에 30대에 네 명의 어린아이들만 남기고 남편과 사별한 내 어머니의 이야기를 했다. 그 자식들을 모두 공부시키고 지금 이렇게 잘살게 된 이야기를 하며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어려움을 어머니처럼 극복해왔기에 나라가 부유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을 했더니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결혼 전 출장을 많이 다니던 시절,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모습을 보고 모두 낙후되어 있었다. 돈 버는 게 취미인 중국은 시장을 개방하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부자가 되었지만,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우리나라의 7,80년대 수준이다. 물론 부자들은 전 세계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인도네시아인들은 여전히 어렵게 산다.


독립기념일이 다가오니 동네마다 독립을 축하하는 국기부터 여러 변형된 모양의 장식들이 걸려있다. 우리 단지 내에도 몇 집에 독립을 축하하는 깃발과 장식들이 걸려있다. 한 달 정도 장식을 걸어두는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우리나라의 독립기념일은 어떤 모습일지 문득 궁금해진다. 벌써 떠나온 지 7년이라 아직 국기를 걸어두는 집들이 있는지도 궁금하고 진정한 독립의 뜻을 되새겨보는 사람들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인도네시아로 이사올 때 대한민국 국기를 챙겨 왔는데 얼마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손흥민선수 출전 축구 결승전가져갔다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어떤 분이 잠시 빌려 줄 수 없냐고 해서 주고 나서 못 받은 것 같기도 하고.,. 당시 너무 축제 분위기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마음 같아선 집 앞에 한국과 인도네시아 국기를 같이 걸어 두 나라의 독립을 축하하고 싶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독립기념일이 다가오니 많은 생각들이 뇌리를 스친다. 자유를 얻은 나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날이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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