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산 아이의 삼성 랩탑 컴퓨터가 충전이 되지 않아 구글링으로 알아낸 삼성 서비스센터를 찾아갔다. 주차장이 그렇게 복잡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 주의가 부족했을까?
후방 주차를 했는데 앞에 주차를 봐주는 주차요원도 있었다. 남편은 당연히 뒷바퀴를 받쳐주는 주차 턱이 바닥에 설치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고 천천히 후진을 했다.
주차가 다 되어갈 찰나, 와장창 소리가 났다. 담벼락이라도 깨진 건지. 아니면 우리가 보지 못한 어떤 작은 물건이라도 뒤에 놓여 있었던 건지 뭔가 엉망으로 부서지는 무서운 소리가 났다.
얼른 내려서 확인해보니 불행인지 다행인지 담벼락은 멀쩡하고 우리 차의 뒤쪽 유리 전체가 폭탄을 맞은 듯 처참하게 깨진 채 코팅막에 겨우 붙어 있었다. 살펴보니 뒷 유리 높이쯤 벽이 평평하지 않고 돌출되어 있었는데 거기 차유리가 부딪힌 모양이다.
남편은 자신의 부주의를 창피해했고, 일단 우리 차만 다친 거니 랩탑 컴퓨터 충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 서비스센터를 들어갔다. 일요일이라 서비스 가능 여부가 확인이 안 된단다. 결국 수확도 없이 차만 뿌셔버린거다.
이제 모든 일은 내가 해결해야 한다.(남편은 문제 해결을 나에게 모두 맡기는 편이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곰곰 생각해보니 지난 3월 우리 이웃집 자동차 뒷유리 번개사건이 떠올랐다. 인도네시아는 우기에 천둥 번개가 잦고 강한 편인데 하필 그 번개가 이웃의 이층 기와를 때렸고, 떨어진 기와 조각이 집 앞에 주차해둔 자동차 뒷유리를 깨고 차 내부로 들어간 사건이다. 미루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 남편은 내일 하라는데 나는 즉시 처리해야 하는 성격이라 남편 몰래 이웃집을 기웃거려 본다.
아저씨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다. "뻐르미시"(실례합니다의 인도네시아어)
아저씨가 나왔다. 2년 조금 넘게 살았지만 그렇게 직접 얼굴을 대면한 건 처음이었다. 저번 번개 맞았을 때 깨진 차 뒷유리 수리를 어디서 어떻게 했는지 물었고 대략 가격도 확인했다. 그 아저씨는 평소 단지 내에서도 거칠게 운전하는 편이라 못마땅해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너무 친절하다.
우리와 같은 토요타산이고(우리가 이사 왔을 당시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진출 이전이다) 등급은 우리보다 한 단계 낮은 아반자라 우리껀 조금 더 비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리비를 할인해 줄것을 강하게 요청해야 한다는 팁까지 주었다.
<나는 외국인 호구로소이다>라는 발음으로 전화하기 그래서 현지인 친구에게 부탁했다. 처음 부르는 가격은 코팅 유리가 13만 원 정도, 설치비가 18만 원 정도, 그리고 와이퍼 비용 등등 전체 40만 원 조금 안 되는 금액이었다. 이웃집 아저씨의 조언대로 할인을 강하게 요청했고 최종 30만 원 금액 정도로 네고가 되었다.
선금을 걸어야 부품 주문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은 얼마의 선금을 걸어야 되는지 답을 기다리는 중이다. 답을 기다린다는 것도 조금 우스운 일이지만 인도네시아의 일처리는 끝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어쨌거나 수리할 곳을 정했고, 금액도 정리가 되어가니 어제보단 머리가 한결 개운하다. 이젠 하루빨리 일이 마쳐지기를 소망하면서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