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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sy Nov 11. 2022

낙엽이 떨어진다

인도네시아도 가을인가..

인도네시아는 사계절 내내 덥다.

건기는 정말 너무 덥고 우기는 습도가 높아 몸을 움직이면 땀이 난다.


한국은 이제 가을을 넘어 겨울로 접어드나 본데 여기도 요즘 낙엽이 많이 떨어진다. 거리 청소하시는 분들이 아니면 낙엽이 길을 모조리 덮을 기세다.


낙엽이 떨어지니 가을 분위기 나서 좋긴 하다. 일하시는 분들에겐 성가시기 짝이 없겠지만.


한국에선 추워지면 또 한 해가 가는구나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선 추워지질 않으니 새해가 오는지 가는지는 달력을 봐야 된다.


인도네시아 입성 첫 해.

새해라는데 몸은 느끼질 못했다. 아직 7,8월 온도인데 새해라니..

아무리 달력을 수백 번 확인하고 뇌로 새해임을 전달해줘도 나의 몸과 마음은 도무지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파티도 많이 하고 요가도 하고 인도네시아 현지 음식도 맛보고 방과 후엔 영어 레슨 해주느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기에 우울할 틈도 없었는데 우울했다.


40년 동안 한국에서의 계절 변화가 몸 깊숙이 베어버린 탓이었을까.. 한국에선 사계절의 변화는 당연한 것이라 감사한 줄도 몰랐는데 여긴 한국만큼 큰 계절 변화가 없기에 답답했었나 보다.


함께 카페에서 차 마시던 인도네시아 친구가 멍하니 먼산을 바라보는 내 두 눈에서 무언가를 읽었는지

"Nostalgia?" 하며 미소를 띄었다.

수에 젖은 내 모습이 보였나 보다.


이젠 이곳 생활도 어느새 7년을 훌쩍 넘어간다. 추위 없이 해가 바뀜에 대해 더 이상 몸과 마음이 큰 반항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겨울에 한국을 들어갈라치면 부피크고 무겁기도 한 겨울 옷이며 추위가 불편하게 다가온다. 


7년 동안 겨울에 들어간 적이 없어서 그런지 겨울 한국 방문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집 안에서 보이는 파릇파릇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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