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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sy Jun 19. 2022

도마뱀이 앞뜰 등 커버를 깨버리다

일 년 전 일이다. 낮에 유리가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누가 돌멩이라도 던졌나 싶어 서둘러 밖으로 나가봤다. 소리가 제법 요란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로 알아 채기는 쉽지 않았다.


신발을 신고 주변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해봤다. 이런.. 집 앞 유리로 된 전등 커버가 와장창 깨져있다. 인도네시아엔 다양한 종류의 도마뱀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까달'의 짓이다.


이 녀석이 깨뜨린 등 안에 몸을 담근 채 팔을 빼서 바깥을 관찰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내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힘든 장면이었다



아마도 어떤 곤충이 등 위에 있었고 그걸 낚아채기 위해 나무에서 점프를 했다가 자신의 몸무게에 점프 속도까지 더해지다 보니 이런 낭패가 발생한 듯싶다.


저 녀석은 저렇게 사고를 쳐놓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인도네시아에 처음 이주했을 때 같으면 놀라 기암을 했을 테지만 이제 여유가 많이 생겼다. 이렇게 사진도 찍고.


이곳 한인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스마랑에선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생각도 많이 하고 자연관찰도 많이 한다. 그들과 마음도 나눠보고 동화도 되어보고.. 뭐 나쁘지 만은 않은 것 같다.


그나저나 우리 등은 어쩌누.. 저 녀석이 고쳐줄리는 없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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