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단단해질까
버텼고, 대비했고,
단단해지려 애썼는데도
내 마음은 여전히,
불쑥 떠오른 너의 기억 하나에
쉽게 망가지고, 아파온다.
우리... 아니,
나는 언젠가는 헤어질 걸 알고 있었기에
그토록 오랫동안 이별을 그려왔고,
결국 내가 이별을 말했고,
또 한 번 너에게 상처를 주었기에
이번엔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어.
사실... 겁이 났어.
넌 이미 나를 정리했을지도 모르는데,
나만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는 건 아닐까.
다시 시작해도
결국 또 같은 문제,
혹은 다른 이유로 이별하게 될까 봐.
이런 생각이 들었어.
'내가 그만큼 너를 사랑하지 않게 된 걸까?'
예전의 나는
"너 없이 못 살겠어"라며
울고불고 매달리기도 했는데,
이번엔 뭐가 달라졌을까?
여전히 널 좋아하고,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는데,
왜 지금은 그때처럼
전부를 쏟아낼 수 없을까.
그럼에도 다 놓지 못해서
매일같이
우리가 함께 쓴 예전 일기들을 보며 울고,
노래를 듣고, 사진을 보며 또 울고...
너무 미친 것 같아서
독하게 마음먹고
너와 함께 썼던 일기를 지우고,
우리가 나눴던 대화를 지우고,
너의 노래, 너의 사진,
너와 관련된 모든 걸 지웠는데도
네 생각은 지워지지 않았어.
얼마 전, 너랑 처음 만났던 동네에
일 때문에 다녀왔는데
그날이 계속 떠올랐어.
역에서 처음 만났던 순간,
내게 먼저 어깨를 기대던 너,
나를 눈에 담으려는 듯 바라보던 눈빛,
땀을 닦아가며 설레게 잡았던 너의 손,
데이트 끝 무렵, 우리 첫 입맞춤.
왜 잊어야 하는데,
이렇게 하나하나
세세하게 다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지우려고 할수록
기억은 더 선명해지고,
눈물은 차오르고,
머리는 아프다.
... 얼른,
바위처럼
단단해지고 싶다.
#소바
soft & bounce
무너지지 않으려 버텼던 감정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