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장수)생이 느끼는 감정들

7. 나의 불완전한 20대_취업준비

by 따스히 잔잔하게


그동안 나는 내가 해온 노력과 작은 성취들이 바로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그것들이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고 믿었다.


그런데 스터디를 하면, 면접을 가면 내가 해왔던 작은 노력들은 그냥 보잘것 없는 평범한 것들이 되어 버린다. 내가 겨우겨우 해낸 성취들을, 남들은 나보다 더 많이, 더 빨리 해냈단 걸 알게 된다. ‘남들 다 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왔던 내가 초라해진다.


왜 내가 더 채워야 할 부분들은 박테리아가 증식하는 것처럼 자꾸만 늘어나는 걸까? 남과 비교하며 단점을 찾아내다 보면, 나 자신이 싫어진다. 그렇지만 나는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비교하며 내 부족한 점들을 찾아내야 한다. 취준 시장에서는 ‘자기객관화’가 되어야만 내 단점을 보완하고 남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내 부족함은 채워지지 않는 것 같다. 자꾸만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되지'라는 생각이 밀려든다.


사실은… 열심히 준비했음에도 여전히 부족한 나를 마주해야 하는 게 괴롭다.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것 같아 절망스럽다.


이 노력의 끝이 어디에 있을지, 끝이 있긴 있는지, 알 수 없어 두렵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두려움과 좌절감, 무력감을 이겨내고 나면, 언젠가 어디든 닿아 있겠지.




취업준비는 모래사막을 걷는 것 같다.


푹푹 꺼지는 발을 힘겹게 옮기며 올라가면 또다시 뒤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한참을 애써봤자 뒤돌아 보면 겨우 한걸음 왔을 뿐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나 싶어 위를 올려다 보면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


이런 속도라면 얼마나 더 가야할지 감도 오지 않는 높이다. 조금 올라가면 곧 고지가 눈앞일 것 같은데, 쏟아지는 경쟁자들 속에서, 좁아지는 채용문 속에서 나는 자꾸만 뒤로 밀려나며 또 멀어진다.


이 언덕을 포기하고 내려가면 편해질 걸 안다. 그런데 그럼 언젠가는 또다시 이 고통을 겪으며 올라와야 한다. 다른 언덕을 찾는 건 더 무섭다. 낮을 줄 알고 선택했는데 그곳이 더 힘든 곳이면 어떡하나. 지금까지의 노력들은?


그래서 지금 올라가는 이 언덕을 포기할 수도 없다. 어쨌든 나는 이 언덕을 계속 계속 올라가야 한다.




인생은 원래 고통이고, 우리는 그 안에서 찰나의 행복을 느끼기에 살아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찰나의 행복을 느낄 여유조차 없다면 인생은 고통 뿐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세상은 여유를 가질 틈을 주지 않는다. ‘좋은 기회'들이 찾아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기회는 가끔 나를 찾아오지만 순순히 잡혀주진 않는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늘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준비된 인재’가 되기 위해 숱한 좌절 사이에서도 낙심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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