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나의 불완전한 20대_연애
20대의 중간에 있는 나는, 두 번의 연애를 해봤다. 처음은 나를 정말 좋아해주는 사람을,
두번째는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는 사람을 만났다.
이 두 번의 연애는 나의 이상형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20살 나의 이상형은, 나에게 다정하고 스윗하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해 주는 사람이었다. 내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나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많이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야 행복한 연애가 될 거라고 믿었다. 내 첫연애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를 정말 좋아해 주는 사람. 그런데 초반의 적극성은 영원하지 않았으며, 나중에 드러난 그의 진짜 모습은 나와 너무 달랐다. 그리고 초반의 적극성은 나를 너무 사랑해서라기 보다는, 사랑을 겉으로 표출해내는 그 사람의 성격 덕분이었음을 알았다. 이 연애로 나의 이상형은 ‘내가 끌리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운 좋게도 첫 만남에서 서로 눈이 맞아 두 번째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 서로가 서로의 이상형이었고, 서로가 상대를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운명 같이 다가온 사랑은 너무나 허무하게 끝이 났다. 빠르게 타오른 만큼 빠르게 마무리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가 이상형이라고 생각하는 나’에 걸맞는 사람이 되고자 연출하고 있었고, 그건 그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서로 잘 보이려는 데 지쳐버렸다. 뜨거운 감정만큼 깊어지지 못한 관계 탓에, 서로를 오해했고 그 끝은 이별이었다. 돌아보면 깊이 있는 대화 보다는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한 관계였다. 이 연애로 나의 이상형은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언젠가 또 연애를 한다면, 본인의 가치관이 뚜렷하지만 내 생각과 가치관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나를 깊이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서로 생각을 공유하며 서로의 세계를 확장해줄 수 있는 연애가 하고 싶다.
가치관이 다르더라도 나를 포용할 수 있는, 그릇이 넓은 사람이었으면 한다. 이런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겠지.
‘좋아하는 감정’을 확인하는 데 시간을 쏟기 보다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상대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많은 것들을 물어보고 솔직하게 내 생각들을 말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