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면 어떨까?
아마 이 세상 모든 사랑 노래나 시, 드라마는 전부 태어나지 못하지 않았을까.
기념일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며 문득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돌아오는 게 있을까?' 하는 마음이 나도 모르게 생겨난다. 분명히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자 하는 충만함에서 시작했는데... 몸이 지치니 보상심리가 불쑥 문을 열고 들어오나 보다. 나는 왜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없을까.
그러고 보면, 내가 사랑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정말 사랑일까? 상대를 있는 그대로 좋아한다고 할 수 없을까? 만약 사랑의 정의가 상대에게 내 온 마음을 주고, 그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라면, 너무 빠르게 No 라는 답이 나올 것 같다.
이렇게 느끼는 건 비단 나 뿐만이 아닌 것 같다. 우리의 사랑은 참 온전하지 못해서, 누군가 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관계의 갑과 을이 생긴다. 서로에게 더 많은 것 - 애정이나 결핍의 충족, 그것이 무엇이든 - 을 바라기 때문에 자꾸만 갈등이 일어난다.
연인의 사랑 뿐만이 아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완전무결한 사랑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거기엔 욕심이 끼어 있다. 부모는 자식에게 자기 자신을 투영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기준에서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정말로 자식을 온전히 사랑하는 것일까?
하물며 내가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끊임없이 서로를 비교하는 사회 속에 있으며, 남들보다 못나 보이는 나를 사랑하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나약하고 완전하지 못한 사랑이라도 가치가 없진 않다. 온전하지 못한 사랑일지라도 우리는 서로 사랑하면서 우리 자신의 불온전성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불완전함까지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건 더 큰 사랑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내 사랑은 온전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는 사랑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