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g On

song by Weezer

활기 넘치는 만돌린 리프가 정말이지 사랑스러운 곡이다. 공동 작곡가로는 라나 델 레이, 마돈나와 같은 쟁쟁한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같이 쓴 릭 노웰스가 리버스 쿼모의 멜로디 메이킹에 앞서 코드 진행을 짰고, 노래의 알파와 오메가와도 같은 만돌린 연주는 무려 배우 마이클 세라의 작품이다. (참고로 백 보컬로도 참여했다고 한다) 생기가 가득 넘치는 벌스부터 시작해 후렴의 캐치함은 전성기 시절 음악과 비등하고, 은근히 괜찮은 멜로디 라인을 지닌 트랙으로 채워진 앨범에서 “Hang On”은 단연 킬링 트랙으로 자리한다. 처음 보면 경악스러운 앨범 커버지만, 노래를 들으면서 응시하다 보면 앤디 가르시아의 얼굴이 참으로 푸근해 보이기까지 한다.

Maladroit 앨범의 “Keep Fishin’” 처럼 “Hang On” 또한 라디오에 보내진 싱글 믹스와 앨범 버전이 큰 차이를 보인다. 바로 노래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만돌린 파트의 삭제다. 라디오 버전에서는 그 대신에 나머지 Hurley의 트랙처럼 일렉트릭 기타가 메인으로 나서고 있는데, 여기에 원래는 없었던 기타 솔로까지 추가되었다. 하나같이 기타 솔로는 저 멀리 줘버린 앨범이라 이런 짤막한 변화는 인상적이지만, 전반적인 프로덕션은 앨범 버전이 훨씬 낫다. 다른 수록곡들과 차별화되는 이 노래만의 특징이었던 만돌린을 들어내니, 귀엽게 들렸던 “친구 이상이 될 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간절한 가사가 찌질함과 풋풋함 사이를 애매하게 떠도는 느낌이다.

(원 게시일: 20.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