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lt This Way / Stay Away

songs by Carly Rae Jepsen

사랑이라는 하나의 감정으로 시작했지만 두 개의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포근하고 말랑한 “Felt This Way”가 순수하고 행복한 로맨스의 면모를 R&B 스타일로 그려내고 있다면, 꼭 붙어있는 “Stay Away”는 격정적인 나머지 약간은 화난 것처럼 보이는 불타오르는 연인관계를 강렬한 신스 사운드가 이끄는 댄스 팝으로 표현한다. 똑같이 “한번 네 입술을 맛보니, 다시 돌아올 수가 없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두 노래가 비슷한 멜로디의 벌스를 거쳐, 후렴에서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로 흘러가는 모습은 칼리 레이 젭슨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샘솟는 작곡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만든다. 두 노래가 쌍둥이 곡임을 발견하게 된 순간은 앨범의 첫 하이라이트였다.

앨범 내 배치된 순서와는 달리, 레딧 r/popheads에서 진행한 AMA에 따르면 먼저 만들어진 곡은 “Stay Away”라고 한다. “Felt This Way”의 주된 훅이 “How can I stay away”하는 식인 것과, “My home is your body”라고 말하는 “Stay Away”의 후렴이 “Felt This Way”에서는 프리 코러스가 되면서 또 다른 후렴이 덧붙여져 한 순서씩 앞당겨지는 모습을 보면 대략적인 제작과정을 상상할 수 있다. 흔히 이런 경우면 둘 중 하나를 리믹스나 뻔한 파트 2, 아니면 Reprise와 같은 이름으로 대충 처리할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고 엄연히 독립된 별개의 곡으로 완성했다. 비슷한 구조지만 엄연히 다른 두 노래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렇게 구분 지은 것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참 절묘한 선택이다.

(원 게시일: 20.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