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 by Carly Rae Jepsen
사이드 A의 첫 트랙 제목이 “Julien”이었던 것은, 아련한 가사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그저 잠시 만났던 남자가 가진 이름이 음악적으로 상당히 매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트랙에 완전히 반했던 사람들에게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칼리 레이 젭슨은 마치 그 노래의 쌍둥이와도 같은 곡을 “Fake Mona Lisa”라는 제목과 함께 Side B에도 한 곡 실었다. 라스 베가스에서 하룻밤 같이 어울렸던 남자를 생각하며 그의 입가에 난 점이 마치 모나리자 같았음을 기억해낸 그녀는, 그 사람의 이런 특징을 소재로 하여 (그와의 추억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섹시한 노래를 하나 만들었다. 그와의 기억처럼 짧긴 하지만 상당히 강렬한 곡으로.
그래서 그런지 노래는 꿈과 현실에 반쯤 걸쳐있는 로맨스처럼 느껴진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인트로 속 “그는 베가스에서 별들과 같이 태어났지. 턱에는 점이 난 채로”라는 식의 첫 가사는 마치 전설 속 인물의 탄생을 읊는 설화의 문장처럼 들린다. 매일 밤 그가 올까 검은 옷을 입은 채, 칼리 레이 젭슨은 사랑을 나누며 그의 가짜 모나리자 그림을 한껏 칠한 그 날의 격정적인 밤을 떠올린다. “수영은 할 줄 모르지만, 한번 물 아래서 숨 쉬어 보자고.” 추억에 젖어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사랑에 뛰어들게 되는 것, 낭만적인 그녀만의 예술 세계에서는 불가피한 일이다. 몽상가로 태어나,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는 가사의 한 줄이 그녀를 참 적절히 표현한다.
(원 게시일: 20.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