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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귤 Oct 13. 2021

Comeback

song by Carly Rae Jepsen feat. Bleachers

Side A의 “Want You in My Room”에서 호흡을 맞췄던 잭 안토노프가 참여한 Side B의 두 곡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첫 트랙인 “This Love Isn’t Crazy”인데, 이 곡은 활기 넘치던 그 트랙과는 달리 다소 차분한 편이다. 군데군데 리버브 입혀진 칼리 레이 젭슨의 담담한 보컬을 감싸는 말랑말랑하고 포근한 신스 사운드가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중간에 피쳐링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게 (블리처스의 명의로) 잭 안토노프가 백 보컬 역할을 하며 듀엣을 이루는 구간도 있는데, 예상치 못한 둘의 음색이 이루는 케미스트리 또한 훌륭하다. 기승전결에 힘쓰면서 코러스에 집중하는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 진행되는 전개가 더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앨범 내에서 노래가 가지는 무게감이 큰 것은 가사 덕분이기도 하다. “다시 돌아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나 자신에게로 말이야.”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로맨스의 다양한 풍경을 그리던 E•MO•TION에서 한 발자국 뻗어 나가, 가장 근원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는 자기애가 가지는 중요성을 들려주는 후속작 Dedicated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예시 중 하나다. 일단은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지 않겠나. 본연의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고자 함을 말하고 있으니 노래 끝자락에서 조심스레 등장하는, “어쩌면 네가 나에게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을 했다는 그녀의 고백은 더욱 순수하고 애틋하게 들린다.


(원 게시일: 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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