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t You in My Room

song by Carly Rae Jepsen

몇 년째 몸을 담고 있는 80년대풍 팝 음악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특유의 근심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가볍고 행복한 멜로디 위에 조금 더 대담해진 가사가 가미되었다. 노골적이지는 않으나 직설적으로 그녀는 외친다. “네가 내 방에 있길 원해!” 그러면서도 으레 상대방이나 자신의 매혹적인 신체를 훑거나 둘이 이루는 몸짓을 묘사하는 다른 대부분의 섹스 토픽의 곡들과 “Want You in My Room”은 사뭇 다르다. 칼리 레이 젭슨은 그런 육체적/피상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정서적인 교감이 낳는 그 본질적인 즐거움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다른 그 어떤 후끈하고 끈적한 곡들보다 더 즐거워 보인다.

첫 벌스에서 자신을 등대라 칭하는 가사를 보면 떠오르는 그녀의 다른 곡이 있다. 바로 전작의 발라드 트랙 “All That”인데, 비슷한 표현이지만 따스하게 의지가 되어주고 싶은 존재가 되려 하던 느낌과 여기에서 마치 귀엽고 앙큼하게 남자를 유혹하는 세이렌 같은 느낌의 대조가 재미있다. 멜로디와 가사만으로도 매력 넘치는 곡이지만, 잭 안토노프의 프로듀싱이 또 큰 역할을 해낸다. 그루브 넘치는 비트에 신디사이저 리프가 흥겨움을 물씬 돋구고, 살짝 이질적인가 싶으면서도 자연스레 녹아들어 가는 로봇 같은 목소리가 내뿜는 훅 “I want you in my room” 또한 다분히 중독적이다. 여기에 “Run Away with Me”의 인트로까지 생각나는 색소폰 아웃트로까지 가세하니 더할 나위 없다. 이 둘의 협업이 앞으로도 쭉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원 게시일: 20.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