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 by Carly Rae Jepsen
강한 존재감과는 달리 의외로 앨범에 가장 마지막으로 실리게 된 곡이다. 칼리 레이 젭슨 본인이 밝힌 바에 따르면, (코로나 시국에) 앨범에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사랑하면서 혼자여도 괜찮다는 긍정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는 곡이 하나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넣게 되었다고 하는데 우리 모두 이런 좋은 곡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만든 그녀의 결단력에 박수를 보내야겠다. 노래 단독으로도 훌륭한 트랙이지만, 앨범에서 들으면 그 적절한 위치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미드 템포 트랙인 “Comeback”과 엔딩 트랙 “Now I Don’t Hate California After All” 사이에서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는데, 평탄하게 흘러가는 듯한 엔딩 시퀀스 사이에 살짝 변주를 주며 마지막까지 음반에 집중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는 게 뭐 어때서? 그렇게 축 처진 채 매일 밤을 낭비하지는 마./너 혼자 춤춰도 밝게 빛나잖아.” 마치 Side A의 첫 싱글 “Party for One”이 그랬던 것처럼, 칼리 레이 젭슨은 이러한 주제의식을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댄스 비트에 담아낸다. 역동적인 루프로 채워진 드롭 파트는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게 만들고, 노래 전반을 아우르는 숨소리 가득한 그녀의 목소리는 노래를 섹시하고 치명적으로 만든다. 여기에 후렴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디사이저의 음색은 찬란하게 들리기까지 한다. 이렇게 고혹적인 분위기에 취하다 보면, 외로움 따위는 잊고 혼자 있는 지금의 순간도 그저 즐겁게 느껴진다. 밤을 뜨겁게 달구기에 굳이 둘 이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원 게시일: 20.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