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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귤 Oct 13. 2021

Resilient (Tiësto Remix)

song by Katy Perry feat. Aitana

가사에 있어서는 어쩌면 타이틀 트랙인 “Smile”보다 앨범의 중심 정서를 전달하고 있는 트랙으로 볼 수도 있겠다. 자신의 회복능력을 신뢰하며 자신을 한 송이 자라나는 꽃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문장이 다소 직설적이고 발상 자체는 크게 독특한 점이 없긴 하나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일어나려는 케이티 페리의 강렬한 의지만은 생생하게 느껴진다. “난 완전히 피어났어 (I’m in full bloom)”라는 문장은 그녀의 동반자인 올랜도 블룸을 생각나게 하는 재밌는 이스터에그이기도 하고 말이다. 괜히 애먼 광대 콘셉트 대신 이 노래처럼 꽃/자연주의 이미지로 앨범이 꾸려졌다면 지금보다는 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는 음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노래가 빚는 이미지는 좋지만 정작 곡 자체는 약한 편이었다. 다소 부담스러운 케이티 페리의 보컬과 이를 커버하지 못하는 스트링 피치카토 기반의 단조로운 프로덕션, 그리고 무엇보다 지루한 후렴 때문에 앨범 내 하위권 트랙이었는데, 다행히 티에스토 리믹스는 곡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꽤 괜찮게 변신시켰다. 물론 트렌드와는 살짝 거리가 있는, 2014~15년도 EDM 느낌이긴 하나 후렴 뒤에 등장하는 드롭은 원곡이 가진 찬란한 느낌을 쨍한 햇빛처럼 화사하게 발산시킨다. 그리고 생소했던 이름인 아이타나의 음색은 어쩌면 케이티 페리보다 곡에 더 잘 어울린다는 감상마저도 받게 한다. 처음에는 다른 괜찮은 곡들을 제치고 프로모션 송으로 이 노래를 선택한 코카 콜라측의 안목이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Open to Better 캠페인에 잘 어울리는 곡 선정이다.


(원 게시일: 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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