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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귤 Oct 13. 2021

What Makes a Woman

song by Katy Perry

핑거 스타일의 기타 리프가 돋보이는 곡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발산하는 부드러운 톤과 유려한 멜로디가 노래를 힘있게 끌고 나간다. 주로 피아노가 핵심이 되어 그 위에 바이올린 스트링이 종종 가미되던 케이티 페리의 기존 발라드 트랙과는 살짝 결이 다른데, 록 스타일이라 말하긴 힘들겠으나 기타를 짊어진 채 풋풋한 에너지를 뿜어내던 One of the Boys 시절 그녀의 음악이 생각나기도 한다. 하지만 찢어지는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거나, 어디로 가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던 그 시절과 달리 여기에서는 이제 나이를 먹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여성이 가진 힘을 담담하게 노래하는 30대가 된 케이티 페리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여전히 세련되지 못한 가사의 문장들은 노래가 가져야 할 깊이감을 다소 깎아 먹고 있으며, 두 번째 벌스부터 등장하는 푸드덕거리는 이펙트 또한 본연의 팝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점을 보여준다. (다소 짧은 러닝타임도 아쉬운 요소다) 그러나 괜히 거창하게 들리려고 발버둥 치지 않고 대체로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는 케이티 페리의 보컬은 앨범의 다른 트랙들과 비교했을 때 이 노래가 가진 큰 강점 중 하나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그녀가 완전히는 아니지만 비워냄의 미학이 어떤 것인지 천천히 터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비록 Smile이 대단한 앨범은 아니었을지라도, 캐서린 허드슨은 그녀만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냈다. “There it is, Katheryn.” 그래, 그거면 된 거다.


(원 게시일: 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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