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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귤 Oct 13. 2021

Da Vinci

song by Weezer

기존 위저의 앨범을 뜯어보았을 때 정서적으로 가벼움과 진지함의 비율이 보통 7:3 정도라고 할 수 있다면, EWBAitE에서는 이것이 역전되어 한 3:7 정도를 이루고 있다. “Da VInci”는 이 갑자기 드물어진 가벼운 음악의 중심을 맡는 트랙이다. 명랑한 휘파람 소리부터 산뜻함을 가득 내뿜는 이 러브 송은, 사랑하는 연인의 가히 표현 불가능한 아름다움을 열성적으로 예찬한다. 사진을 찍어 봤으나 당신의 존재를 전혀 담지 못하니, 마치 그대는 유령 같은 사람이라고 하는 첫 소절은 이내 부담스럽게도 들리는 후렴으로 이어진다. “다 빈치도 당신을 그리진 못해요. 스티븐 호킹도 당신을 설명하진 못하죠. 로제타 스톤으로도 당신을 해독할 수 없어요.”


리버스 쿼모의 뛰어난 멜로디 메이킹 솜씨가 그대로 녹아든 훅은 캐치하기 그지없으며 여기에 사랑스러운 긍정주의를 설파하는, 귀엽게 인용된 앨범의 제목 - 우리는 더 강해질 거예요, 모든 것이 다 좋아질 거예요 - 은 트랙을 더욱 알차게 만들어주고, 경쾌한 드럼 트랙과 신나게 달려가는 리듬 기타의 코드 진행은 곡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온갖 수식어를 다 사용하면서 상대를 드높이기에 여념이 없는 가사는 다소 어설프게도 들리지만, 그 속에서는 그전과 같은 유치함 대신 풋풋함과 순수함이 느껴진다. 생기 넘치는 보컬도 이에 한몫한다. 중년의 아저씨가 된 리버스 쿼모 안에 여전히 숨어있는 수줍은 소년이 느껴진다.


(원 게시일: 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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