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by Avril Lavigne
하게 가사의 진부한 표현력으로 지적을 받아왔던 에이브릴 라빈이지만, 이 노래 만큼은 그런 약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당신이 떠나갈 때면, 난 당신이 남긴 발자국을 세고는 해요./당신이 바닥에 남기고 간 옷들에서는 그대 냄새가 나죠.” 그리움을 표현하는 이 얼마나 간단하면서도 섬세한 비유인지. 구슬픈 인트로/아웃트로의 피아노 사운드가 감성을 한껏 자극하고, 조심스럽게 한 발짝씩 내뱉다가 터져 나올 구간에서는 또 강하게 울리는 그녀의 보컬은 남다른 호소력을 선보인다. 겉보기에 가벼운 틴 팝 앨범처럼만 느껴졌던 The Best Damn Thing의 진득한 알맹이는 바로 이런 발라드 트랙들에 있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면서 가벼운 소녀처럼 방방 뛰는 노래들을 부르던 당시 에이브릴 라빈의 모습은 살짝 갸우뚱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이런 진정성 있는 음악들 속에서 당시 그녀는 느리지만 분명하게 열심히 성장하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난 항상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죠. 내가 울고 있을 때 당신이 필요할 줄은 몰랐어요.” 살짝 허세 낀, 고독한 록커 소녀의 이미지를 추구하던 그 전까지의 에이브릴 라빈의 커리어를 생각해 보면, 가사에는 단순한 사랑 노래 이상으로 더 와닿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원 게시일: 20.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