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Love Isn't Crazy

track by Carly Rae Jepsen

by 감귤

2015년부터 칼리 레이 젭슨의 앨범 첫 트랙들은 하나같이 훌륭했다. 이제는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Run Away with Me”, 90년대 팝을 훌륭하게 현대로 끌고 온 First Time, 그리고 펑키한 기타 사운드에 디스코가 덧입혀진 “Julien”의 계보는 2020년의 “This Love Isn’t Crazy”로 이어진다. 청량한 음색으로 반복되며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우, 우우우-” 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2013년 산뜻한 코카콜라와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였던 “Take a Picture”를 떠올리게 하고, 즐거운 멜로디에 맞춰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그녀 최고의 싱글인) 2017년의 싱글 “Cut to the Feeling”과도 맞닿아 있다. 칼리 레이 젭슨의 징표와도 같은 직관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코러스까지 노래는 당연하듯이 모두 알차게 챙기고 있다.


첫 후렴을 넘어가면서 간결했던 비트에 가속도까지 더해지니, 노래는 뇌세포 속 춤 본능을 자극하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다. 만약 당신이 Dedicated 사이드 A 트랙들이 대체로 가졌던 차분한 방향성에 살짝 아쉬움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아마 이 새 트랙은 그 헛헛함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듣다 보면 즐거워질 수밖에 없는 “This Love Isn’t Crazy”는 몇 달 넘게 계속 이어지는 질병의 위협 속에 답답해진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홈 파티 앤썸이고, 점점 한 발짝 빨리 다가오는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 음악이기도 하다. 달콤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역시나 행복한 칼리 레이 젭슨의 음악은 이렇게 2020년에도 계속된다.


(원 게시일: 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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