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track by Ellie Goulding

by 감귤

몇 개월 전에 발매된 “Worry About Me”를 듣고는, 이제 정녕 엘리 굴딩에게 아티스트로서의 비전은 포기해야 하나 싶었다. 앨범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못하는 싱글들을 계속 뱉으면서 팬들과의 기 싸움을 벌이는 그녀는 이제 끝난 듯 보였다. 그래서 “Power”에 대해서는 화가 나기도 한다. 이 어처구니없게 느껴질 정도로 괜찮게 들리는 새 싱글을 가지고 있었으면서, 대체 무엇을 위해 그녀와 레이블이 수많은 방황에 시간을 허비한 것인가? 그녀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Delirium이 지나치게 대중적인 팝에 치우치는 바람에 이뤄내지 못했던, Halcyon의 기운을 그대로 연결되는 진보와 발전이 느껴진다.


노래 전반에 깔린 베이스가 강한 무게감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쏟아내면서도, 후렴 속 백 보컬의 전폭적인 사용은 몽환적인 감각을 전방위로 뿜어낸다. 두아 리파의 “Be the One”을 샘플링 하여 가지고 온 멜로디가 이런 프로덕션과 만나니 더욱 흥미롭게 변화했다. 점차 매력을 잃어가나 싶었던 엘리 굴딩의 보컬은 다시금 그 매력을 회복한 듯이 들리고, “당신은 그저 힘을 원한 거였어. 사랑이 아니라”고 외치는 가사에서는 위엄이 느껴지기도 한다. “Flux” 이후로 드디어 들을 만한 그녀의 곡이고, 한참 동안 갈피를 못 잡던 엘리 굴딩의 커리어가 드디어 제대로 된 길을 찾은 것 같다. 이런 능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었으면서 대체 무엇을 위해 버리는 노래들로 스스로를 깎아 먹은 건지 한소리 하고 싶지만, 일단은 이 노래에 찬사를 보내야겠다.


(원 게시일: 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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